“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기아 신형 전기 세단, 첫 달 성적표 ‘어쩌나’

기대 모았던 EV4, 첫 달 성적은?
4월 총 831대 판매에 그쳐…

기아가 전동화 세단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형 전기차 ‘EV4’가 출시 첫 달부터 판매 부진이라는 뜻밖의 결과를 마주했다.

국내 연간 2만 5000대 판매라는 회사의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모델은 기아가 국내에서 선보인 네 번째 전용 전기차로, 우수한 주행 성능과 새로운 전동화 플랫폼을 바탕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예상보다 냉담했고 실적은 앞서 출시된 전기 SUV들보다 크게 뒤처졌다.

EV4, 출시 첫 달 831대… 목표 달성에 ‘경고등’

기아는 지난 4월 국내 시장에 EV4를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판매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기아에 따르면 EV4는 4월 한 달간 국내에서 총 831대가 판매됐다. 이는 이전 모델인 EV3(1975대), EV6(1910대), EV9(1334대)와 비교해 낮은 수치다.

EV4는 기아가 2021년 첫 전용 전기차 EV6를 시작으로 EV9, EV3에 이어 네 번째로 출시한 모델이다.

기아는 이 모델을 “전동화 세단의 새로운 기준”으로 소개하며 연간 2만 5000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첫 달부터 목표 달성을 의심케 하는 성적표가 나온 것이다.

주행 성능 면에서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 533km를 확보했고 81.4kWh 및 58.3kWh 배터리 탑재 모델로 구성됐다. 국내 가격은 4042만 원부터 시작한다.

한편 상품성 측면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EV3에 비해 전면 트렁크 부재, 좁은 트렁크 입구, 낮은 2열 헤드룸 등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유럽은 정반대 행보… 기아, EV4 현지 생산 돌입

판매 부진의 그림자 속에서도 기아는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EV4는 오는 8월부터 유럽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이 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기존에 ‘씨드’, ‘스포티지’ 등 유럽 주력 모델을 생산해온 핵심 생산 기지다.

EV4는 기획 단계부터 유럽을 핵심 시장으로 설정하고 개발된 준중형 전기차다. 세단형과 해치백형 두 가지 차체 형태로 구성됐다.

유럽형 모델은 81.4㎾h 배터리를 탑재하고 WLTP 기준 최대 주행 거리 630km를 기록했다. 또한 31분 내 10%에서 80%까지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기아는 EV4의 유럽 시작 가격을 3만 7000유로(한화 약 5750만 원)로 책정할 예정이며 이는 EV3의 유럽 출시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월 ‘2025 기아 EV 데이’에서 EV4 글로벌 판매 목표를 16만 5000대로 제시했다. 이 중 8만대를 유럽 시장에 배정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도록 설정했으며 북미 시장에는 5만대, 국내에는 2만 5000대를 배정했다.

부품 생태계 강화… 현대차그룹 계열사 연계 효과도

기아의 유럽 내 전기차 생산은 현대차그룹 전체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현대위아는 질리나 인근에서 전기차용 등속 조인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PE 시스템 생산 공장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로 인해 기아의 EV4 생산 확대와 동시에 그룹 부품 계열사와의 공급망 시너지가 기대된다.

기아는 EV4의 유럽 출시를 신호탄으로 연내 전기 목적기반차(PBV)인 PV5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소형 전용 전기차 EV2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EV4 이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