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의 벽’ 무너진 베트남
현대차, 다시 뜨거워진 1위 경쟁
토요타·혼다 제친 ‘국산차의 반격’
2024년 동남아 자동차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현대자동차가 토요타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연간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일본차 천국’이라 불렸던 이곳에서 국산차가 왕좌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부터는 다시 토요타가 앞서면서, 두 브랜드 간의 양보 없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차 텃밭’에 뿌리 내린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2017년 베트남 탄꽁그룹과 함께 생산합작법인 HTMV(Hyundai Thanh Cong Vietnam Auto Manufacturing Corporation)를 설립하며 베트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베트남은 단순한 수출 대상국이 아닌 동남아 전역으로 차량을 공급하는 수출기지로 부상했다.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시장인 베트남은 2022년 기준 연간 판매량이 50만 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베트남은 과거 일본차의 영향력이 강했던 지역으로, 토요타와 혼다가 전통적인 강자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진출 2년 만인 2019년 처음으로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토요타를 꺾는 성과를 거뒀다. 2023년에도 총 6만 7168대를 판매하며 6만 6576대를 기록한 토요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6.5%로 1위 자리를 지켰다.
2025년, 다시 불붙은 판매 경쟁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는 1분기(1~3월) 동안 연속해서 토요타에 밀리며 월간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3월 판매량의 경우 현대차가 5368대, 토요타가 5370대를 팔아 격차는 불과 2대였다. 하지만 4월 들어 토요타가 5566대, 현대차가 4470대를 기록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크레타 1059대, 엑센트 568대, 투싼 506대를 판매했으나, 총합에서는 토요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접전 양상은 토요타가 베트남 진출 3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한 영향도 크다. 이에 대응해 현대차도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토요타가 먼저 차량 등록세 50%를 지원하자, 현대차는 한 발 더 나아가 등록세 100%를 지원하며 맞불을 놨다.
베트남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프로모션은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편 토요타는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까지 도입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에서 국산차로 통하는 현대차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과 제품 품질 외에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베트남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권영민 현대탄콩 생산법인장은 지난해 하노이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현대차의 성공 요인으로 제품력, 가격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를 꼽으며 베트남 기업과의 합작사를 통한 ‘자국 브랜드 이미지’ 형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2023년 7월, 방한한 베트남 총리 팜 민 찐과의 단독 회동에서 전기차 사업 투자 확대 및 신기술 이전 의지를 표명하며 양국 간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이는 현대차가 베트남 현지에서 인정받는 자동차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판가름의 해
2025년은 현대차가 베트남 시장에서 1위를 굳힐 수 있을지, 아니면 토요타와의 경쟁 속에서 다시 밀려날지를 가르는 중요한 시점이다.
업계는 올해 실적이 향후 몇 년간의 브랜드 위상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현대차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양보 없는 싸움 끝에 ‘일본차의 성지’로 불리던 베트남에서 국산차 브랜드가 왕좌를 지킨 지금, 이 전환의 물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토착왜구야..현대차 가격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