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 품은 ‘세닉’의 도전
‘그랑 콜레오스’ 성공 이어받을까
전기차 시장에 돌풍을 예고한 ‘세닉 일렉트릭’이 마침내 국내 도로를 달릴 준비를 마쳤다.
유럽 시장에서 ‘2024 올해의 차’로 선정된 이 차량은 르노의 첫 전기 SUV로, 이미 상품성을 입증받은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품었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 5’, 폭스바겐의 ‘ID.4’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호평 받은 세닉, 국내 출시 초읽기
르노코리아는 프랑스 르노 본사에서 생산한 전기 SUV ‘세닉 E-테크 일렉트릭'(이하 세닉)의 국내 출시를 위한 모든 인증 절차를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환경부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은 물론 1회 충전 주행거리 인증까지 마치고, 올 3분기 중 고객 인도를 목표로 최종 출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세닉의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상온 복합 기준 443㎞다. 도심 주행 시 465㎞, 고속도로에서는 417㎞의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이는 아이오닉5 롱레인지 모델(485㎞)보다는 다소 짧지만, 폭스바겐 ID.4(424㎞)보다는 앞서는 수치다.
차체는 전장 4470㎜, 휠베이스 2785㎜에 이르며 트렁크 용량은 545ℓ로 패밀리 SUV로도 손색이 없는 공간을 제공한다.
모터는 160㎾(약 218마력)를 발휘하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CMF-EV에 기반을 둔 덕분에 구조 효율성과 주행 안정성에서도 우위를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의 87㎾h 삼원계(NCM)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배터리 기술력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여기에 세이프티 코치 등 30개 이상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장착해 안전성과 운전 편의성도 높였다.
‘그랑 콜레오스’ 신화 이을까
르노코리아는 이번 세닉 출시를 통해 전기 SUV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 배경에는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이 있다.
지난해 출시된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3만대를 돌파했고, 4만대 돌파도 가시권에 들었다. 지난달엔 전체 내수 판매량의 80%를 이 모델이 차지할 정도로 흥행했다.
이런 추세 속에 르노코리아는 전기 SUV ‘세닉’으로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쌍두마차 전략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르노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엔 쿠페형 SUV ‘오로라2’와 ‘오로라3’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변수는 ‘수입차의 한계’와 ‘가격’
세닉은 유럽 시장에서 4만 유로(한화 약 6340만 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이는 현지 기준으로 아이오닉 5, ID.4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100% 수혜를 위한 기준인 5300만 원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국내 수입 전기차의 경우 물량 배정이 제한적이며 높은 가격에 따른 접근성 문제가 상존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 전기 SUV는 아직까지 큰 성공 사례가 드물다며 세닉의 흥행을 장담하긴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세닉이 유럽 시장에서 보여준 상품성과 기술력, 그리고 LG 배터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바탕으로 한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 폭스바겐 등과의 경쟁 구도 속에서 세닉이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