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SUV, 시대의 막 내리나
투아렉·페이튼 모두 역사 속으로
폭스바겐, 합리형 모델에 집중

폭스바겐이 20여 년간 브랜드의 고급화를 상징했던 플래그십 SUV 투아렉을 2026년까지 생산하고 단종할 전망이다.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는 11일(현지시간) 폭스바겐 내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회사가 투아렉의 후속 모델을 준비하지 않고 프리미엄 SUV 라인업을 사실상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미 단종된 페이튼에 이어 투아렉까지 생산이 멈추면, 폭스바겐의 프리미엄 모델 전략은 전면 중단된다.
투아렉, 2002년 출발한 프리미엄 실험
투아렉은 2002년 출시 당시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7과 함께 개발된 폭스바겐의 고급화 프로젝트였다.

당시 회장이었던 페르디난드 피에히가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포르쉐 카이엔의 개발 비용을 분산하는 동시에, 폭스바겐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위 시장으로 끌어올리려는 목표로 추진됐다.
현행 3세대 투아렉은 폭스바겐그룹의 최상위 플랫폼인 MLB Evo를 사용하며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 포르쉐 카이엔, 아우디 Q8과 같은 구조를 공유한다.
해당 플랫폼은 강건한 섀시와 고출력 대응 능력, 고속주행 안정성, 우수한 승차감과 안전성으로 호평받아 왔다.
북미시장에서는 이미 퇴장

투아렉은 2017년을 끝으로 미국 판매가 중단됐다. 폭스바겐은 북미에서 투아렉 대신 MQB 플랫폼 기반의 아틀라스를 플래그십 SUV로 내세웠다.
아틀라스는 3열 좌석을 갖추고 가격이 투아렉의 절반 수준으로, 보다 대중적인 선택지를 제공했다.
이번 오토카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투아렉의 직접적인 후속 모델을 계획하지 않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모델군으로 전략을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구안·타이론으로 방향 전환
투아렉의 빈자리는 중형 SUV 라인업이 채울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티구안과 티구안 올스페이스의 풀체인지 모델 판매를 시작했으며 유럽에서는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대체하는 타이론을 지난해 10월 선보였다.
타이론은 2열과 3열 버전이 모두 제공되며 하이브리드 모델은 25.7kWh 배터리팩을 탑재해 WLTP 기준 123km를 전기로 주행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폭스바겐은 투아렉과 페이튼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전략을 접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SUV 라인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