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흔든 중동 큰손들”… 롤스로이스·벤틀리, 최고 수익처 잃을라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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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 브랜드 중동 고객 이탈
더 뉴 벤테이가 스피드 / 뉴스1

세계 고급차 브랜드들이 중동 시장의 ‘큰손’ 고객을 잃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의 럭셔리 자동차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3월 30일(현지시간), 중동 시장이 전 세계 판매량의 10% 미만에 불과하지만 수익성 기여도가 월등히 높아 브랜드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화되는 시점에 중동 고객마저 이탈할 경우 타격은 단순 수치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롤스로이스 팬텀, 기본가 8억… 맞춤형은 최대 3배

중동 시장이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단 하나의 수치로 설명된다. 롤스로이스 팬텀의 기본 가격은 약 43만 파운드(약 8억 6천만원)에서 시작하지만, 중동 고객들이 즐겨 주문하는 맞춤형 사양이 적용되면 가격이 2배, 심지어 3배까지 치솟는다.

롤스로이스는 전쟁 발발 불과 1주일 전, 두바이에 두 번째 쇼룸을 개설하고 팬텀 아라베스크 모델을 공개할 만큼 중동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벤틀리 최고경영자 프랑크 슈테펜 발리저도 이달 초 중동 시장을 두고 “세계 최고의 시장”이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에게 중동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마진을 극대화하는 핵심 전략 시장이었던 셈이다.

중동 갑부 손님들 놓칠라…고급차업계 난감 / 연합뉴스

두바이 딜러 매출 30% 급감… 페라리·마세라티도 출고 중단

전쟁 발발 이후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페라리와 마세라티는 임시 폐쇄했던 매장을 재개장했지만 출고는 일시 중단한 상태다. 두바이에서 페라리, 부가티 등을 취급하는 고급차 딜러 퍼스트모터스는 전쟁 발발 직후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했지만, 매출이 약 30%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의 크리스 불 디렉터는 “매장 방문 손님은 줄었다”면서도 “초고가 모델, 즉 140만 달러(약 21억 2천만원) 이상 차량의 판매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700만 달러(약 106억원)짜리 차량을 3만 유로(약 5,200만원)의 배송비를 들여 UAE 밖으로 반출하겠다는 고객도 등장했다. 극소수 초고액 자산가들의 수요는 전쟁 중에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불확실성의 장기화, 럭셔리 시장의 진짜 리스크

럭셔리 브랜드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의 매출 감소보다 불확실성의 장기화다. 롤스로이스는 이메일 답변에서 “상황의 유동성을 고려하면 장기적 영향을 추측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페라리와 마세라티 역시 출고 중단을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동이 판매량 기준으로는 전 세계의 10% 미만이지만, 맞춤형 주문 비중과 높은 평균 거래 단가를 고려하면 수익성 기여도는 이를 크게 상회한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수요 약화가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동발 충격이 겹칠 경우, 고급차 브랜드들의 2026년 수익성 전망은 한층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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