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제치고 수출 1위”… 미국서 없어서 못 파는 ‘한국산 SUV’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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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2026년 생산량 목표 50만대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한국GM이 2026년 국내 생산 목표를 50만대로 설정하며 9년 만의 대규모 생산 체제 복귀를 공식화했다. 이는 2025년 생산량 46만826대 대비 8.5% 증가한 규모로, 2017년 51만9385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로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이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은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번 생산 확대는 부평·창원 2개 공장을 풀 캐파(생산능력 최대치)로 가동해야만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실제로 GM 본사는 최근 한국GM 측에 “풀캐파에 맞춰 50만대를 전부 생산해 달라”는 요청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 바라 GM 회장이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생산 모델들이 GM 수익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쉐보레 트랙스, 현대차·기아 제치고 최다 수출 1위

2026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한국GM의 자신감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폭발적 수요에서 비롯된다.

2025년 트랙스는 29만6658대를 수출하며 현대차·기아의 주력 모델들을 제치고 국내 최다 수출 차량에 등극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역시 15만568대로 5위를 기록하며, 두 차종만으로 44만대 이상의 생산 물량을 소화했다. 이 차량들의 90%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만 없었다면 이미 50만대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참고로 2024년 생산량은 49만4072대로 이미 50만대 문턱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22만대 저점에서 50만대로, 극적 반등의 이면

2026 트레일블레이저/출처-쉐보레

한국GM의 생산량 추이는 극적인 V자 곡선을 그렸다. 2018년 44만4816대, 2019년 40만9830대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코로나19가 덮친 2021년 22만3623대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2022년 25만8260대, 2023년 46만4648대로 가파른 반등을 기록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회복세는 미국 시장에서 소형 크로스오버 SUV 세그먼트의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트랙스는 컴팩트한 사이즈와 실용적 패키징으로 미국 도심 젊은 층 공략에 성공했고 트레일블레이저는 중형 SUV 시장에서 가심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연간 10만대를 중견 완성차 브랜드 생존의 최소 기준선으로 보는 업계 시각에서, 한국GM의 50만대 생산은 구조적 경쟁력을 입증하는 수치다.

3조원대 관세 부담 속 GM의 전략적 선택

GM/출처-연합뉴스

한국GM의 생산 확대는 관세 부담이라는 악재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25년 4월부터 12월까지 한국GM의 대미 수출량은 29만6865대로, 기아(30만2336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기아가 2025년 미국 관세로 영업이익 3조930억원 감소를 기록하고, 2026년 관세 비용을 3조3000억~3조5000억원으로 전망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GM 역시 동등한 수준의 재정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GM 본사가 한국 생산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 현지 생산 대비 원가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GM 그룹은 2026년 총 관세 비용을 30억~40억 달러로 예상하면서도, 한국 관세율 인하가 이를 부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 바라 회장이 “한국 관세율 인하와 같은 유리한 정책 변화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언급한 대목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허머 EV SUV/출처-GMC

한국GM은 중장기 생존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2025년 12월 비즈니스 전략 콘퍼런스에서 제품 업그레이드를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하고, 2028년 이후에도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GMC 브랜드 데이를 열고 아카디아, 캐니언, 허머 EV 등 신차 3종을 공개하며 라인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생산 확대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도, 관세와 노조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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