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자동차 내수 시장이 3년 만에 170만대 고지를 탈환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최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자동차산업 전망’에서 올해 연간 내수 판매량이 171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신차 10대 중 6대가 전기차·하이브리드·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였다.
3년 롤러코스터 끝에 170만대 재진입
한국 자동차 내수는 2023년 175만대로 고점을 찍은 뒤, 2024년에 163만6천대로 급락했다. 내수 침체와 공급 차질이 겹치며 전년 대비 6.5% 감소한 수치였다. 2025년에는 168만대로 일부 회복됐지만 완전한 반등에는 이르지 못했다.
2026년은 다르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85만1천대를 기록했고, KAMA는 하반기에도 2.7% 증가한 86만5천대를 전망한다. 상반기 성장을 이끈 두 축은 전기차 판매 급증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전에 집중된 ‘막차 수요’였다.
전기차 비중 1년 만에 두 배… 친환경차가 ‘주류’가 됐다
2026년 상반기 전기차 내수 판매는 19만8천509대로 전년 대비 무려 113.6% 급증했다. 전기차 비중은 2025년 11.1%에서 올해 23.3%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전기차에 하이브리드(HEV)·수소전기차(FCEV)를 더한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은 49만1천498대로 전년 대비 27.1% 늘었다. 친환경차 비중은 46.1%에서 57.8%로 상승하며 사실상 60% 시대의 문턱을 넘었다. 정책 지원, 보조금 조기 집행, 고유가가 맞물린 결과다.
국산차는 줄고, 수입 전기차는 폭발… 성장의 과실은 누가?
내수 회복의 이면에는 뼈아픈 구조적 문제가 숨어 있다. 국산차는 부품사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과 하반기 신차 대기 수요 등이 겹쳐 전년 대비 4.8% 감소한 65만8천대에 그쳤다. 반면 수입차는 테슬라·BYD 등 전기차 브랜드에 힘입어 30% 급증한 19만3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인 립모터(Leapmotor)·지커(Zeekr)까지 국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하반기 친환경차 시장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수출은 상반기 전년 대비 2.1% 증가한 144만1천대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주요국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0.3% 감소한 132만대에 그칠 것으로 KAMA는 분석했다. 연간 수출 전망치는 0.9% 증가한 276만대다.
한편 현대차는 2분기에 매출 49조2천153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품 공급 차질로 영업이익은 20.8% 감소했다. 판매량 증가가 곧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현실이 수치로 드러났다.
2026년 한국 자동차 시장은 숫자상 회복을 넘어 친환경차 중심의 구조 재편이라는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현대차 투싼·아반떼·싼타페,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신차 등의 신차 효과가 내수를 추가로 자극할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 소진 속도, 노사 임단협 향방, 중국 브랜드의 공세라는 세 가지 변수가 이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핵심 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