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최근 실시한 전기 SUV 비교 평가에서 기아 EV9 GT가 볼보 EX90 트윈 모터 AWD를 총점 18점 차이로 제쳤다.
EV9 GT가 583점, 볼보 EX90이 565점으로, 한국 브랜드가 북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을 공개적으로 앞선 결과다.
7개 항목 비교 평가, 핵심 3개서 EX90 압도
이번 평가는 바디,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커넥티비티, 친환경성, 경제성 등 총 7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EV9 GT는 이 가운데 바디, 파워트레인, 경제성 세 항목에서 두드러진 우위를 보였다.
파워트레인 항목에서 EV9 GT는 97점을 획득했다. 508마력의 최고출력과 800V 고전압 기반 초급속 충전 시스템이 고평가의 핵심 요인이었다. 아우토빌트는 “기아는 트렁크 공간에서 확실히 앞서 있다”고 명시하며, 2열과 3열 시트를 완전히 접었을 때 확보되는 최대 2,393리터의 적재 공간을 높이 평가했다.
경제성 항목, 17점 격차로 ‘가성비’ 논쟁 마침표
경제성 항목에서 EV9 GT는 62점을 기록해 45점에 그친 EX90과 17점의 격차를 벌렸다. 합리적인 가격 책정과 우수한 보증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EV9 GT의 국내 판매가는 2WD 기준 7,671만 원부터 시작한다. 99.8kWh 리튬이온 배터리(SK온)를 탑재해 WLTP 기준 최대 542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아우토빌트는 박스형 차체 디자인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프렁크(Frunk) 구성 또한 볼보보다 더 실용적이라고 호평했다.
반복된 승리…글로벌 수상 이력이 뒷받침
이번 결과는 단발성이 아니다. 기아는 약 10개월 전인 2025년 5월, 동일한 아우토빌트 비교 평가에서 EV9 GT-line(AWD) 모델로 볼보 EX90을 제친 바 있다. 연속된 우위는 일시적 성과가 아닌 제품 경쟁력의 구조적 우월성을 시사한다.
EV9은 ‘2024 세계 올해의 자동차(World Car of the Year)’와 ‘2024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 3대 자동차 상 가운데 2관왕을 달성한 모델이기도 하다. 디자인, 성능, 안전성 등 전 부문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공인받은 셈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2·3열 승차감이 1열 대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과,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저RPM 고토크 구간의 출력을 제한한 설계 트레이드오프에 대해 보완 가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기아 EV9 GT는 독일 매체의 권위 있는 평가에서 거듭 프리미엄 브랜드를 누르며 ‘가격 대비 성능’과 ‘실용성’이라는 두 축에서 동급 최강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EV9 GT의 행보는 한국 전기차 산업의 위상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