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제친 이유는?
신흥시장 점령한 ‘크레타’
국산 SUV의 조용한 반란

현대자동차가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소형 SUV ‘크레타(Creta)’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각종 통상 리스크로 고전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제품 다변화를 통해 이들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서 시작된 ‘국민 SUV’ 열풍
현대차의 크레타는 지난 2015년 인도에서 처음 출시된 이래,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인도 내 누적 판매량은 총 123만 7404대에 달했다.
특히 2020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작년 2월에는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현대차의 현지 전략 SUV 중 최초의 기록이다.
2024년 3월과 4월에는 각각 1만 6850대, 1만 6056대가 팔리며 2개월 연속으로 인도 내 전체 자동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판매 20만대를 넘기며 인도 전체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고성능 모델인 ‘크레타 N 라인’과 전기차 ‘크레타 EV’를 출시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예고되어 있다.
인도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2%에 그친다. 그럼에도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대비 23% 넘게 성장해 전기차 성장률(18%)을 웃돈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날씨와 비포장도로가 많은 인도 시장을 고려해 고장력 강판 사용 면적을 확대하고, 뒷좌석 에어컨을 기본사양으로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도 상승세 지속
브라질에서도 크레타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에 따르면, 2017년 첫 출시 이후 올해 4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7만 7591대에 이르렀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에는 누적 판매 50만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2024년 한 해 동안 브라질에서의 판매량은 6만 9116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판매 순위는 2022년 10위에서 2023년 9위, 2024년 7위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1∼4월 기간 동안에는 현대차의 브라질 승용차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며 핵심 전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주력 모델로 부상
크레타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2834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은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레타는 판매 비중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33%로 끌어올리며 회사의 실적을 방어하고 있다.
이 역시 크레타의 제품 경쟁력과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설계의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신흥시장 중심의 글로벌 전략 모델로서 크레타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기업 측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에서 맞춤형 제품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