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판매 줄며 G70 단종 가시화
후륜 구동 고성능의 상징, 조용히 퇴장
SUV·전기차로 재편되는 제네시스 전략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G70 세단의 단종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70은 한때 국산차 중에서도 성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경쟁 수입차들과 견줄만한 모델로 주목받았지만, 세단 수요 감소와 시장 재편 흐름 속에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 G70, 단종 전망 나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는 최근 보도를 통해 제네시스 G70이 2세대 모델 없이 단종될 것으로 전망했다.

G70은 2017년 9월 데뷔해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한 세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에는 판매 부진과 시장 흐름 변화 속에 입지가 좁아졌다.
제네시스는 현재까지 G70 단종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회사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단종 계획이 없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현재로서는’이라는 표현은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단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성능으로 주목받았던 G70, SUV에 밀리다
G70은 후륜 구동 기반에 2.0리터 싱글터보, 3.3리터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 등을 탑재하며 국산차 중에서도 드물게 고성능 세단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특히 고속도로 암행 순찰차로도 쓰일 만큼 주행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꼽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소비자들의 선택은 세단에서 SUV로 빠르게 옮겨갔다.

2024년 북미 시장 판매량을 보면 G70은 1만 2258대가 판매돼 제네시스 모델 중 세 번째로 많이 팔렸지만,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같은 해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3만 5590대, BMW 3시리즈는 3만 1330대, 렉서스 IS는 1만 8946대를 기록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 국내 제네시스 내연기관 모델 중 G70의 판매량은 가장 낮았다. G80이 4만 5373대를 기록한 반면, G70은 총 2361대에 그쳤다.
이 중 2.5 가솔린 터보가 1962대, 3.3 가솔린 터보 219대, 슈팅 브레이크 모델은 180대에 불과했다.
세단 축소·전동화 집중하는 제네시스 전략
제네시스는 이미 올해 G80 전동화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중단했다. 미국 공식 웹사이트에서도 해당 모델은 삭제됐고, 현재는 전기차 라인업으로 GV60과 GV70 전동화 모델만 운영 중이다.

세단 라인업이 하나둘 사라지는 대신, 제네시스는 전동화 SUV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기 플래그십 SUV인 GV90의 콘셉트 모델 ‘네오룬’을 공개했고, 이 모델의 양산형 출시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또한 G70과 플랫폼(M2)을 공유하던 기아 스팅어는 이미 2023년 4월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M2 플랫폼은 기아 K9에만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 내 중형급 내연기관 후륜 구동 세단은 G70이 마지막 남은 모델이었다.
이 같은 구조 재편은 현대차그룹이 SUV 중심의 전동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에서 중형 후륜 구동 세단의 수요는 감소했고, 준대형 이상 SUV와 전기차가 주력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G70은 성능과 디자인에서 수입차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평가받았지만,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이 모델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제네시스의 전략 변화와 함께 세단은 줄어들고, SUV와 전기차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G70 단종은 한 시대의 끝자락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