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만든 한국차 ‘드디어 출시’… 테슬라 충전 호환되는 전기 SUV

조지아 공장서 생산한
현대차 ‘아이오닉 9’, 북미 공개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전기 SUV ‘2026 아이오닉 9’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테슬라 충전 규격 NACS 포트를 기본 탑재한 이 차량은 성능, 편의성,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 EV9의 성공 이후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 아이오닉 9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프리미엄 3열 SUV ‘아이오닉 9’, 북미 투입

2026 아이오닉 9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3열 좌석을 갖춘 대형 SUV로 설계됐다.

가장 기본형인 RWD S 트림은 단일 모터로 160kW(215마력)의 출력을 제공하면서도, 최대 주행거리는 335마일(약 539km, EPA 기준)에 달한다. 이는 북미 판매 모델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가격은 6만 555달러(한화 약 8490만 원)부터 시작한다.

보다 강력한 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듀얼 모터 AWD 모델도 출시됐다. AWD SE 및 AWD SEL 트림은 각각 226.1kW(303마력)의 출력과 320마일(약 514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시작 가격은 SE 6만 4365달러(약 9020만 원 ), SEL 6만 7920달러(약 9520만 원)다.

422마력의 성능을 내는 고성능 AWD 퍼포먼스 트림은 세 가지로 구성되며, 가장 상위 모델인 퍼포먼스 캘리그래피 디자인 트림은 7만 8090달러(약 1억 94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2026 아이오닉 9은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된다.

미국산 전기차에 적용되는 연방 EV 세액 공제 7500달러(약 1050만 원)를 받을 수 있어, 실제 구매가는 약 5만 3000~7만 달러(약 7430만~9810만 원)로 낮아질 전망이다.

테슬라와의 충전 호환, 충전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다

아이오닉 9의 모든 트림은 NACS(테슬라 슈퍼차저) 포트를 기본 탑재해,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충전 인프라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며 북미 소비자들의 충전 불안감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또 구매자 전원에게 가정용 레벨 2 충전기(ChargePoint) 또는 400달러(약 56만 원) 상당의 충전 크레딧을 제공한다.

이러한 전략은 편의성을 넘어서,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생태계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테슬라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북미 충전 인프라와 호환되는 전기차는 향후 시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아 EV9의 성공 바톤을 잇는 전략적 모델

기아 EV9은 북미 시장에서 세간의 호평을 받은 3열 전기 SUV로, 첫 출시 연도부터 ‘10베스트’에 선정될 만큼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이 같은 기아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9을 더욱 정제된 형태로 출시하며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 재도전했다.

두 차량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한다. 다만 현대차는 보다 강력한 고성능 트림과 충전 혜택, 다양한 트림 구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북미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고성능과 효율성 중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만든 한국차’가 다시 한번 북미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현대차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