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기술 뛰어나다더니”… NACS 탑재한 車 테슬라보다 빨랐다

테슬라 NACS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 5
모델 3보다 충전 속도 빨라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의 중심은 단연 테슬라였다. 그러나 2025년형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충전 성능 테스트 결과로 새로운 반전을 예고했다.

‘테슬라보다 빠른’ 충전 속도를 증명한 이번 실험은 현대차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조명받게 했다. 아이오닉 5는 단순히 테슬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 아니라, 일부 지표에서는 테슬라 모델 3를 앞지르며 K-기술의 저력을 보여줬다.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증명된 아이오닉 5의 우위

테슬라의 독점 충전 표준인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는 현재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핵심이다.

현대차는 폭스바겐, 혼다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와 함께 테슬라 네트워크에 합류하며, NACS 포트를 기본 탑재한 2025년형 아이오닉 5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별도의 어댑터 없이 테슬라 슈퍼차저를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한국 전기차다.

전문 리뷰 채널 Out of Spec Reviews의 비교 실험에 따르면, 아이오닉 5는 테슬라 모델 3를 충전 속도 면에서 압도했다.

테슬라 슈퍼차저에서 진행된 테스트 결과, 모델 3가 31분 53초 동안 55.7kWh를 충전한 반면, 아이오닉 5는 30분 37초 만에 59.6kWh를 충전했다. 시간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현대차의 첨단 E-GMP 플랫폼 덕분이다. 이 플랫폼은 배터리가 충전되는 동안 고속 충전 곡선을 유지하는 구조로 설계돼 경쟁 차종보다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현대차는 아이오닉 5가 10%에서 80%까지 충전을 단 18분 만에 완료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실험은 이를 실증하는 계기가 됐다.

충전 속도뿐만 아니라 최대 성능에서도 눈에 띄는 발전이 있었다. 아이오닉 5는 테슬라 V3 슈퍼차저(400볼트 기반)에서 123kW의 최대 충전 속도를 달성하며, 동일 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존 현대·기아 모델들이 기록한 약 100kW를 크게 뛰어넘었다.

최대 주행거리는 모델 3가 우위

그러나 아이오닉 5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테스트 중 충전이 한 차례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현재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테슬라 충전소를 자동 인식함으로써 배터리를 사전 예열하는 기능이 없어 충전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드러났다. 이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테슬라는 여전히 충전 효율성과 주행거리에서 아이오닉 5를 앞선다.

모델 3는 충전된 에너지 대비 주행 가능 거리에서 약 20% 높은 효율을 보였고, 최대 주행거리에서도 363마일(약 584km)로 303마일(약 488km)을 기록한 아이오닉 5보다 우위에 있다.

테슬라의 독주 견제할까

이번 실험은 현대차가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할 잠재력을 지녔음을 보여줬다.

아이오닉 5는 충전 속도와 사용 편의성 면에서 확실히 경쟁력을 갖췄지만, 충전 효율성과 주행거리에서는 아직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테슬라의 V4 슈퍼차저가 도입되고,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해 충전 효율을 높인다면 두 브랜드 간 격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