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수입차 기술 뺨친다”… 도로 위 15개 ‘눈’ 달고 달리는 ‘이 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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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자율주행 ‘마룡e버스’ 운행
마룡e버스 / 익산시

2026년 7월 28일, 전북 익산 시청 광장. 운전대를 잡은 기사 없이 스스로 출발한 버스 한 대가 도심을 가로질렀다. 익산시가 전북 최초로 도심 정식 노선에 투입한 자율주행 전기 저상버스 ‘마룡e버스’의 첫 공식 운행이었다.

이 버스는 관광 셔틀이 아니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익산역과 원광대학교를 거쳐 다시 터미널로 돌아오는 왕복 약 10km의 도심 일상형 노선을 소화한다.

15개 고성능 센서가 만드는 ‘달리는 눈’

마룡e버스의 핵심은 촘촘한 센서 체계다. 고해상도 카메라 8대, 전방 레이더 1대, 주변 사물을 입체로 스캔하는 라이다(LiDAR) 6대 등 총 15개의 고성능 센서가 차체를 감싼다. 이 센서들이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보행자·교통신호를 인식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발사해 주변 물체까지의 거리와 형상을 정밀 측정, 3차원 공간 정보를 생성하는 장치다. 카메라가 색과 텍스트를, 레이더가 속도와 거리를 담당한다면, 라이다는 정밀 입체 지도를 만드는 ‘핵심 눈’ 역할을 맡는다. 이 삼각 구성 덕분에 마룡e버스는 정류장 진입 시 자율로 차선을 변경하고 오차 없이 정차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안전 체계도 이중으로 설계됐다. 전문 운전기사가 상시 탑승해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수동 전환이 가능하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자율주행 모드가 자동으로 해제된다. 사실상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실증하면서도,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과도기적 운행 방식이다.

익산시 자율주행 ‘마룡e버스’ 운행
마룡e버스 / 익산시

C-ITS가 더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망’

익산시는 차량 센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도로 인프라로 보완한다. 현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가 그 핵심이다. C-ITS가 완성되면 신호등 잔여 시간, 전방 돌발 상황 등 실시간 교통 정보를 차량과 도로 인프라가 직접 주고받는 고도화된 안전망이 가동된다.

이는 자율주행 버스의 ‘인지 범위’를 센서가 닿지 않는 교차로 너머까지 확장하는 효과를 낸다. 예컨대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는 이면도로 진입 차량이나, 돌발 낙하물 정보를 도로가 먼저 인식해 버스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익산시는 마룡e버스와 C-ITS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해 ‘차량-도로 통합 자율주행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2028년, 5개 노선·10.7km로 확장…전국 자율버스 경쟁 속 익산의 포지션

익산시의 청사진은 1노선에 그치지 않는다. 2028년까지 배산체육공원, 전북대 익산캠퍼스 등 대학가·문화·체육 거점을 잇는 추가 노선을 구축해 총 5개 노선, 10.7km 규모로 자율주행 운행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시범 운행 기간에는 시민 누구나 무료로 탑승 가능하며, 향후 유상 운송 전환을 염두에 둔 단계적 접근이다.

전국적으로 자율주행 버스 노선이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 속에서, 익산 마룡e버스의 포지셔닝은 뚜렷하다. 용인시가 병원·역 중심의 ‘통근형’, 제주가 성산일출봉 일대를 도는 ‘관광형’, 화성 동탄이 신도시 내부 순환의 ‘신도시형’이라면, 익산은 터미널·역·대학·체육시설을 하나의 교통망으로 묶는 ‘중소도시 일상형’으로 차별화된다. 특히 전북 최초 유상운송 목표의 자율주행 버스라는 점에서 광역권 선도 프로젝트의 성격을 갖는다.

최정호 익산시장은 “지방 소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미래 첨단 교통도시로 나아가는 뜻깊은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규정했다. 15개 센서와 C-ITS가 결합된 마룡e버스가 2028년 완성형 노선망을 갖출 때, 익산이 중소도시 자율주행 대중교통의 표준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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