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 4위 자리 위협받는 현대차그룹
토요타 맹추격에 긴장 고조
현대자동차그룹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유럽 시장에서 4위를 기록 중인 현대차그룹은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토요타그룹의 추격을 받으며 순위가 위협받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1위 폭스바겐 그룹, 2위 스텔란티스, 3위 르노 그룹에 이어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토요타 그룹, BMW 그룹,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5위에서 7위에 위치해 있다.
현대차·기아 판매 부진…유럽 점유율 하락세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9월까지 유럽에서 총 82만 1292대를 판매하며 8.4%의 시장 점유율로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3.4% 감소한 수치이며 기아의 판매 부진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소폭 성장을 이뤘으나 기아는 7%대로 대폭 감소했다.
기아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전년 8.8%에서 8.4%로 하락했고, 3위 르노그룹과의 격차도 약 12만 대 정도 벌어졌다.
업계는 연말까지 3위 자리 탈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며, 현재 5위인 토요타의 추격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상승세…유럽 전기차 수요 변화가 변수
반면 토요타그룹은 하이브리드카 수요 급증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토요타는 시장 점유율을 7.9%까지 끌어올리며 현대차그룹과의 격차를 0.1%포인트 차이로 좁혔다.
토요타는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15.4% 증가했고, 렉서스 역시 33.8% 증가하면서 그룹의 유럽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럽 내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 증가 역시 토요타의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올해 유럽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량은 240만 대, 비중은 32.8%로 가솔린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연료 타입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가 주력하고 있는 순수 전기차(BEV) 시장은 판매량이 5.8%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내는 중이다.
전기차의 연료별 점유율도 13.1%로 소폭 감소하는 등 유럽 시장의 관심이 하이브리드로 이동하고 있는 점이 현대차그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시장 변화…현대차그룹에 도전 과제
현재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전략으로 유럽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과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내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중국 저가 전기차의 유럽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현대차·기아의 고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4위 자리를 방어하기 위해 향후 어떤 전략을 펼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