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으로 1000억 만들었다”… 미래차 지킬 현대차·기아의 ‘숨겨진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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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시상식 석권
스포티지(왼), 싼타페(오)/ 기아, 현대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지키기 위한 대규모 금융 안전망을 직접 설계했다.

지난 7월 30일, 현대차·기아·기술보증기금(기보)·IBK기업은행 4개 기관이 ‘현대차·기아 협력 반도체 기업 상생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총 1000억 원 규모의 협약보증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출연금 60억으로 1000억 만든 ‘레버리지 금융’

이번 협약의 재원은 현대차·기아의 특별출연금 25억 원, IBK기업은행의 특별출연금 25억 원, 보증료 지원금 10억 원으로 구성된다. 총 출연금 60억 원이 1000억 원 규모의 협약보증으로 확대되는 구조로, 출연금 대비 16배 이상의 신용공급 효과를 낸다.

지원 조건은 파격적이다. 기보는 보증비율을 기존 85%에서 100%로 상향해 3년간 적용하며, 연 0.5% 고정보증료를 3년간 운영한다. 여기에 IBK기업은행이 2년간 보증료 0.5%p를 추가 지원함으로써, 협력사는 사실상 2년간 보증료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기업당 지원 한도는 최대 200억 원이다.

지원 대상은 기보의 기술보증 요건을 충족하는 신기술사업자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추천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 협력기업이다. 완성차 업체가 핵심 공급망 내 기업을 선별·추천하고, 기보가 기술성과 사업성을 검증해 보증을 제공하는 ‘완성차 주도 협력 구조‘가 특징이다.

반도체 협력기업 금융지원
기술보증기금

‘2025~2026년 재발 리스크’ 정조준한 선제 대응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2024년 재고 조정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급격한 둔화를 겪었지만, 전문가들은 2025년 중·후반부터 차량용 프로세서·아날로그·ASIC 분야에서 공급 부족 리스크가 재차 상승하고, 2026년 후반에는 전력반도체 부족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경고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반도체 선진 공정과 패키징 용량을 선점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메모리·전력반도체에서 긴 리드타임과 높은 가격 압박에 직면한 상황이다. 성숙 공정(28~90nm)에서 생산되는 차량용 MCU·센서·PMIC는 신규 설비가 투입돼도 18~24개월의 인증·검증 기간이 필요해 공급 확대가 더딘 구조적 한계도 있다.

대만 TSMC 등 소수 파운드리가 복잡한 차량용 칩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는 지정학적 취약성도 크다. 이번 협약은 국내 협력사의 투자 여력을 높여 듀얼소싱과 국산화를 동시에 추진하려는 현대차·기아의 전략적 의도와 맞닿아 있다.

14.3조 미래차 정책과 맞물린 ‘현장형 금융 인프라’

이번 협약은 정부의 미래차 부품 지원 정책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차 소프트웨어·전장부품 등 미래차 전환을 위해 자동차 부품산업에 총 14조3000억 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배터리시스템·센서·통신 등 6대 미래차 핵심부품 국산화가 핵심이다.

전남광주 지역에서는 LG이노텍·텔레칩스·LG전자 등이 참여해 고성능 차량용 AP 모듈 국산화를 목표로 총 2551억 원 규모의 소부장 특화단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산업부는 현대차 등 완성차–부품사 협력을 통한 국산화 과제 3건에 3년간 240억 원의 연구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권형택 기보 이사장은 “이번 협약은 대기업과 은행, 정책금융기관이 함께 협력기업의 금융지원 기반을 확충한 상생금융 사례”라며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미래차 산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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