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급망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11월 보스턴다이나믹스에 아틀라스용 바디 액추에이터 시제품을 납품하며 로봇 부품 사업의 첫 물꼬를 튼다. 시제품 생산은 현대차그룹 의왕 기술연구소에서 진행되며, 현재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일정을 공식 확인했다. 올해 1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와 액추에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지 약 10개월 만에 실물 납품 단계로 진입하는 셈이다.
로봇 재료비의 60%…액추에이터를 선점하라
액추에이터는 제어기로부터 신호를 받아 로봇의 관절 움직임을 구현하는 핵심 구동장치다. 휴머노이드 로봇 재료비의 약 60%를 차지하는 ‘고부가 핵심 부품’으로, 사실상 로봇의 심장에 해당한다.
현대모비스가 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자동차 부품 기술과의 높은 유사성이 있다. 자동차 조향장치(EPS·MDPS)와 로봇용 액추에이터의 구동 방식 기술 일치도가 60~70% 수준에 달해, 기존 설비와 인력을 상당 부분 전환 활용할 수 있다.
11월 시제품에서 2028년 연산 35만 개로
현대모비스의 로드맵은 단계적으로 구체화돼 있다. 11월 시제품 납품 이후, 그리퍼(로봇 손)·센서 등 추가 부품 공급도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의 중이며 이르면 연내 수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 목표도 분명하다. 현대모비스는 2028년까지 미국 내에 연산 35만 대 규모의 액추에이터 생산 시설을 구축·가동할 계획이다. 사업 영역도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핸드그리퍼·센서·제어기·배터리팩까지 순차 확대해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시장 전반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로봇 수요(최소 2만5000대)를 기준으로 현대모비스가 공급할 액추에이터를 약 80만 개로 추산하며, 이를 매출로 환산하면 약 1조2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8년 상용화·800조 시장 진입 목표…리스크도 상존
현대차그룹은 2028년 아틀라스 상용화를 목표로 미국에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전용 공장을 신설하고, 현대·기아 생산 공장에 2만5000대 이상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이미 밝힌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세계 로봇 시장이 연평균 17% 성장해 2040년경 약 800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양호한 실적 전개 속 기업가치 레벨업을 위한 핵심 동력은 로봇 사업 구체화”라며 11월 납품 시작을 핵심 모멘텀으로 지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리스크 요인도 주목한다. 초기 아틀라스 단가가 대당 13만~14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돼 경제성 검증이 과제로 남아 있고, 2만5000대 공장 투입 계획에 대한 노동계 반발도 변수로 거론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