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잘 나갈 줄은”…판매량 ‘폭발’ 현대차, 美 시장 신기록 달성

아이오닉 3총사 판매 신기록
세액공제 종료 앞두고 수요 폭발
현지 생산·마케팅이 성장 견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3총사’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이오닉 5는 미국에서만 5818대 팔리며 전년 대비 71% 증가했고, 아이오닉 6는 949대로 22% 늘었다. 대형 SUV 아이오닉 9도 1073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이오닉 5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대형 3열 SUV ‘아이오닉 9’과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의 판매 호조까지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세 모델이 합쳐 7840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87%나 급증하며 현대차 전기차 월간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현지에서는 현대차가 품질, 가격, 현지 생산, 인프라 지원 등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추면서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액공제와 현지 생산이 만든 상승 곡선

아이오닉 시리즈의 급성장은 오는 9월 30일 종료되는 7500달러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가 구매 심리를 크게 자극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을 늘리며 물량 공급을 안정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병행한 점도 주효했다.

아이오닉의 대표 모델인 아이오닉 5는 최대 318마일(약 506km) 주행거리와 800볼트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350kW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충전에 18분이면 충분하다. 이는 테슬라 400볼트 시스템 대비 절반 수준이다.

현지 시승 평가에서는 주행 안락성, 실내 공간, 조작 편의성에서 테슬라 모델 Y와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다는 평이 잇따른다. 특히 뒷좌석 어깨 공간이 4인치 넓고, 주요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제공해 운전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테슬라의 판매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관세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를 현지 생산 확대와 마케팅 강화로 대응해 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럽 무대는 ‘아이오닉 2’로 공략

더불어 현대차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에서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 2’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2는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400V 시스템을 채택해 생산 단가를 낮췄다. 충전 시간은 약 30분 내외이며, 배터리는 비용 절감에 유리한 LFP와 고성능 NCM 두 가지가 제공될 전망이다.

유럽 시장 전용 전략 모델로, 예상 가격은 3만 유로(한화 약 43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출시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전기차 15% 관세 부과 방침과 EV 세제 혜택 상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도 장기 전동화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룹 측은 “아이오닉 2는 유럽 전기차 라인업 확대의 핵심 모델”이라며, 어떤 전기차 모델도 취소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아이오닉 3총사’가, 유럽에서는 ‘아이오닉 2’가 각각 전선의 선봉에 서며 현대차 전동화 전략의 양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