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모델 S·X 주문 중단
조용한 조치에 시장 혼란 가중
단종 수순인가, 단기 판매 조정인가

테슬라가 유럽에서 플래그십 모델 S와 모델 X의 신규 주문을 전격 중단했다.
별도의 공지나 공식 발표 없이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이들 차량의 주문 옵션이 사라졌고, 일부 재고 차량만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말 테슬라가 북미 시장에서 모델 S와 X의 소폭 업데이트를 발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단행됐다.
유럽 테슬라 홈페이지서 사라진 주문 옵션
현지 시각 7월 30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 등 외신은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의 테슬라 홈페이지에서는 신규 주문 버튼이 사라지고, 이미 생산된 재고 차량 목록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앞서 테슬라는 2023년 모델 S와 X의 우핸들 버전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초 중국 시장에서도 두 차량의 판매를 중지했다.
이번 유럽 주문 중단 역시 단종 수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테슬라는 현재 모델 S와 X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만 생산하고 있으며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조용한 중단’ 배경, 생산 조정인가 단종 신호인가
이번 조치는 테슬라의 공식 입장이나 보도자료 없이 조용히 진행됐다. 때문에 업계와 소비자 사이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테슬라가 북미 시장에서 발표한 2025년형 소폭 업데이트 모델을 유럽에 도입하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본다.
실제로 테슬라는 2021년에도 모델 S와 X의 리프레시 모델을 출시하면서 유럽에서 약 2년간 신규 주문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도 별도의 공식 안내는 없었고, 2022년 8월이 돼서야 주문이 재개됐다.
그러나 이번 중단이 단기적인 조정이 아닌 장기적인 단종 수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테슬라 내부에서는 올해 초부터 유럽 시장에서 모델 S와 X의 배송 일정이 점차 늦춰졌고, 3월 이후로는 예상 배송 시점이 7~8월로 밀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 시점에서 테슬라 고위 관계자는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는 힌트를 남긴 바 있다.
수요 감소와 생산 효율 문제, 오래된 디자인이 발목
테슬라가 모델 S와 X의 생산 및 판매를 축소하는 배경에는 수요 감소와 생산 효율 문제가 맞물려 있다.

모델 S는 2012년, 모델 X는 2015년 처음 출시됐다. 두 차량 모두 몇 차례 부분 변경은 있었지만, 경쟁 업체들의 신차 주기와 비교하면 전면적인 풀체인지 없이 긴 시간을 지나왔다. BMW 5시리즈나 혼다 시빅이 같은 기간 동안 두 번의 완전 변경을 거친 것과 대비된다.
또한 테슬라는 모델 S와 X의 우핸들 버전 생산을 중단하면서 영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사실상 판매를 포기했다.
배터리 공급도 변수다. 두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일본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 정부가 일본산 배터리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생산 비용 및 물류 효율성이 악화되고 있다.
테슬라는 기존에 받은 유럽 내 주문은 예정대로 인도하고 있지만, 신규 주문 재개 여부나 시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가 2021년과 같은 일시적 중단인지, 아니면 노후화된 플래그십 모델들을 서서히 시장에서 철수시키기 위한 전략적 결정인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 전까지 유럽 소비자들은 ‘구매할 수 없는 플래그십’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