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결정
현대 전기차 3종, 보조금 지급 대상 제외

미국 에너지부가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 수정으로 현대자동차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았다.
이달 초 발표에서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던 현대차 전기차 3개 모델이 20일 만에 제외되는 반면, 같은 그룹의 기아 모델은 유지됐다.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복잡한 배터리 요건과 정치적 요인들이 얽혀 있다.
현대차에 날아든 갑작스러운 보조금 제외 결정
지난 1일, 미국 에너지부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3종(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제네시스 GV70)과 기아의 전기차 2종(EV6, EV9)을 포함한 총 5개 모델을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발표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에게도 미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다. 하지만 불과 20일 만에 수정된 명단에서는 현대차의 전기차 3개 모델이 제외됐다.

이 갑작스러운 결정의 원인은 IRA 세부 지침에 따른 배터리 요건 미충족으로 분석된다.
IRA는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부품과 현지에서 가공된 핵심 광물 사용을 필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전기차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네시스 GV70은 2023년에도 동일한 이유로 제외된 바 있다.
IRA와 미국 우선주의가 만든 ‘기아와 현대의 갈림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전개된 미국 우선주의 정책도 이번 혼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대차 모델이 명단에서 제외된 반면, 기아 EV6와 EV9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 남아 있는 점이 주목된다.
기아와 현대가 동일한 그룹임에도 기아 모델이 명단에 남은 것은 배터리 공급망이나 생산 방식에서 일부 차이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내 전기차 제조사는 IRA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번 보조금 대상 차량 23개 중 9개 모델이 테슬라 차량이며, GM과 포드 등 미국 브랜드의 전기차도 대거 포함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자국 브랜드에 유리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 현지화 및 대응 전략에 사활
이번 혼란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IRA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량 생산된 아이오닉 5와 9 등은 배터리 현지화를 추진 중이다.
공급사인 SK온은 조지아주 공장에서 현대차 전용 생산 라인을 확대하며 요건 충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말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양산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등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차량도 라인업을 강화해 불확실한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필요
이번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명단 수정은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 큰 도전 과제를 안겼다. 기아가 보조금 지급 대상을 유지하며 희망을 보였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IRA 요건 충족을 위한 현지화 노력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경험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각국의 정책 변화가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현대차는 이를 교훈 삼아 생산 현지화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더욱 탄탄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현대차 화이팅
중국산 쓰니까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