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이길 수 없었다”…뒤집힌 세계 전기차 시장, 무슨 일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중국 기업이 1·2위 차지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씰(위), 모델3(아래)/출처-BYD, 테슬라

전기차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테슬라가 1분기 판매량에서 중국 기업들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주도권이 중국으로 급속히 기울며 전기차 세계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벌어지는 기술·정책·시장경쟁의 다면적 변화는 단순한 판매 순위 하락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BYD와 지리, 가속하는 ‘중국의 질주’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총 421만 4000대가 신규 등록되며 전년 동기 대비 34.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 제조사들의 압도적인 성장세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출처-SNE리서치, 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는 87만 5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50.9% 증가했고 전체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며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지리그룹 역시 45만대(79.7% 증가)를 판매하며 2위로 급부상했다. 두 기업은 유럽과 동남아시아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각국의 관세와 보조금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특히 BYD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공장 확대에 나서며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해 향후 성장 가능성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공세는 단지 판매 증가에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움직임으로 연결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아토3/출처-BYD

테슬라의 추락, 유럽 시장에서 결정적 부진

이와 달리 테슬라는 33만 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3.0% 하락, 글로벌 순위 3위로 밀려났다.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타격을 줬으며 유럽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34.2%나 급감했다.

과거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테슬라의 이 같은 실적은, 수치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테슬라 전기차 충전/출처-연합뉴스

유럽 시장에서는 르노 ‘R5’, 스텔란티스 ‘e-C3’,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Inster) 등 경쟁사들이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안, 테슬라는 선택지를 줄이지 못하며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선 기술력뿐 아니라 지역별 맞춤 전략과 가격 경쟁력 확보, 유통망 재정비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미와 아시아, 갈라지는 정책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 시장은 258만 9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6.1%의 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61.5%를 차지하는 수치로, 전기차 중심 국가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현지 기업들의 기술적 진화가 자리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모델3/출처-테슬라

유럽 시장은 22.8% 증가한 89만 8000대를 기록했다. 다양한 신차 출시와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이 소비자 수요를 견인했다. 반면 북미 시장은 6.6% 증가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둔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한 세제 혜택이 여전히 유효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보조금 축소, 의무 판매 폐지, 원자재 관세 부과 등의 정책 변화가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기업들은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유연한 전략 수립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연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출처-SNE리서치,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13만 9000대를 판매하며 11.5% 증가, 글로벌 9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북미에서 포드, GM, 스텔란티스를 제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판도 뒤집힌 전기차 시장, 앞으로의 흐름은?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와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은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은 기술·정책·생산에서 삼박자를 갖추며 전기차 패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고, 유럽과 북미는 저마다의 정책 대응과 신차 출시를 통해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아이오닉5/출처-현대차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전략, 기술 경쟁력 확보, 생산 및 브랜드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이제 ‘누가 더 빠르게 많이 파느냐’의 경쟁을 넘어, ‘누가 더 유연하고 지속 가능하게 확장하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이제, 기술보다 전략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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