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로 우회한 전기차 해법
제네시스, 다시 엔진에 불 붙이다

제네시스가 전기차 전환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이브리드 및 확장형 전기차(EREV) 개발로 전략을 선회했다.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만프레드 하러(Manfred Harrer)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제네시스의 새로운 파워트레인 전략과 기술 개발 방향을 직접 밝혔다.
프리미엄에서 고성능으로, 제네시스 ‘마그마’의 도전
하러 부사장은 제네시스의 고성능 라인업 ‘마그마(Magma)’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장하려 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현재 프리미엄 럭셔리 중심의 브랜드이지만, 마그마는 퍼포먼스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마그마 모델은 더 강력한 엔진, 넓은 차체, 낮은 차고, 대담한 디자인을 갖출 예정이다.

첫 생산 모델은 GV60 마그마로 결정됐으며 제품화 계획도 매우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속 주행과 공기역학, 냉각 전략, 내구성 같은 모터스포츠의 기술을 통해 브랜드 전반의 기술 진보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도 소개됐다.
‘전기차 전념’ 철회… 하이브리드와 EREV로 방향 수정
하러 부사장은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EV 캐즘(EV chasm)’에 대해 “자동차 산업 전체가 어렵게 배운 교훈”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모든 고객이 전기차에 준비된 것은 아니다”라며 “EV만을 고집하는 전략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는 순수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HEV)와 확장형 전기차(EREV)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G90 내연기관 기반 모델에도 다양한 파워트레인 적용을 계획 중이다.
향후 제네시스는 더 많은 전동화 모델과 함께 하이브리드 유사 기술, 그리고 새로운 EREV 기술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배터리와 플랫폼, 한국형 협력 모델로 확장성 확보
배터리 기술에 있어서는 국내 협력사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러 부사장은 “한국은 배터리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제네시스와 같은 OEM에게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협력사들과의 협업은 전통적인 셀은 물론 고성능 셀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중인 차세대 EV 플랫폼은 기존 E-GMP 대비 단일 충전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플랫폼은 향후 HEV와 EREV 기술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무거운 하부 배터리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량 내 부품 배치 최적화와 시스템 밸런스 조정을 통해 무게 분산을 개선하고 있다.
후륜 구동 중심의 강력한 전기모터, 스마트 타이어 선택, 신규 토크 벡터링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주행 성능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프리미엄과 퍼포먼스의 융합… 제네시스의 미래
하러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이제 프리미엄 럭셔리와 고성능을 결합한 새로운 챕터를 준비 중”이라며 “열정적인 동료들과 함께 미래의 제네시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더 이상 전기차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대신 고객의 준비 상태와 시장 현실에 맞춘 전략적 전환을 통해, 주행거리와 성능의 해법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EREV, 그리고 마그마.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제네시스가 선택한 현실적이면서도 도전적인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