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결국 포기 선언”…이번을 끝으로 ‘이것’ 안 나온다

고성능 내연기관 세단 퇴장
기아도 전동화 전략 가속화
GT 배지, 이젠 전기차의 상징

기아가 내연기관 기반 고성능 모델에서 손을 뗀다.

기아는 스팅어 GT에 이어 K5 GT 생산을 끝으로 가솔린 퍼포먼스 차량의 생산을 종료하며, 향후 고성능 모델은 전기차로만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탄소배출 규제 강화와 전동화 전환 흐름에 따른 결정이다.

국산 고성능 세단의 역사, K5 GT로 마침표

기아는 최근 K5 GT 단종 수순에 들어가며 내연기관 기반 고성능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고 있다.

기아는 앞서 스팅어 GT를 통해 고성능 차량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그 맥을 K5 GT로 이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 세대를 끝으로 생산이 종료된다. 기아의 내연기관 퍼포먼스 세단 계보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현대차그룹 호주 상품 총괄 롤랜드 리베로(Roland Rivero)는 최근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 규제 강화에 따라 전동화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고성능 브랜드 ‘N’도 점차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도 고성능 전략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기아는 이미 EV6 GT를 통해 전기 고성능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EV6 GT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3.5초 만에 도달할 수 있으며 현대차의 아이오닉 5 N 역시 강력한 주행 감성과 성능으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팅어에서 K5까지, 짧지만 강렬했던 퍼포먼스 계보

기아의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 역사는 스팅어 GT에서 시작됐다.

3.3리터 터보 V6 엔진을 장착한 스팅어 GT는 ‘기아도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고, 실용성과 고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차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스팅어 단종 이후 기아의 고성능 내연기관 라인업은 K5 GT 하나로 좁혀졌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아의 유일한 가솔린 GT 모델이 바로 K5 GT다. 이 모델이 단종되면 기아의 내연기관 GT 모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기아는 GT 배지를 유지하겠지만, 그 의미는 기존의 ‘가솔린 기반 고성능’에서 ‘전동화된 퍼포먼스’로 전환된다.

리베로는 호주 현지 매체 CarSales와의 인터뷰에서 “연구개발 센터들도 책임감 있게 주행의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전기차도 컴퓨터 기술의 도움을 받아 내연기관과 유사한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 고성능 시장에서도 전동화에 속도

고성능 차량에서 내연기관을 포기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탄소 규제가 자리잡고 있다.

리베로는 “소형 고성능 해치백 시장은 수익성과 규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은 아반떼 N(글로벌명 엘란트라 N) 등의 내연기관 퍼포먼스카의 후속 개발을 진행 중이지만, 그 방향성은 하이브리드나 전동화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또는 주행거리 연장형(EREV) 고성능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아 역시 전동화에 맞춘 고성능 전략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5 GT를 끝으로 기아의 내연기관 퍼포먼스 세단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기아는 EV6 GT를 시작으로 새로운 시대의 고성능 해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GT 배지는 그대로이되, 그 안에 담긴 기술과 철학은 완전히 새롭게 바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