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친환경차 대세로 자리 잡다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의 누적 등록 대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200만대를 넘어섰다. 2008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16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 힘입어 친환경차의 등록 비중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국내 등록된 하이브리드차 총 대수는 202만 4481대로 집계됐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만 48만 2349대가 등록되며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19년까지만 해도 연간 등록 대수가 10만대 초반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과 전기차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소비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이 지연되고 전기차 관련 불안 요인이 커지면서,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다
전기차 시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하이브리드차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 가격 부담, 배터리 화재 이슈 등으로 인해 성장이 다소 둔화된 상태다. 한때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제공됐던 전용 전기요금 할인 혜택도 줄어들면서 경제적인 이점이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의 익숙함과 전기모터의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조용한 주행 성능과 뛰어난 연비는 물론이고, 주행 중 충전이 가능해 충전소 부족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러한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연간 등록 대수는 10만 4000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 17만 3000대, 2021년 18만 6000대, 2022년 21만 1000대, 2023년 37만 2000대로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친환경차 비중 증가… 하이브리드가 견인
하이브리드차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친환경차(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 등록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연말 기준 국내 등록된 친환경차 대수는 총 274만 6000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2629만 8000대)의 10.4%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2.5%, 2020년 3.4%, 2021년 4.7%, 2022년 6.2%에 이어 2023년 8.2%로 증가한 데 이어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시작은 2009년 출시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였다. LPG 연료와 소형 배터리를 결합한 이 모델은 당시 연료비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후 기술 발전과 함께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차, 앞으로도 성장할까?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기차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이브리드차는 현실적인 친환경차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 전환이 완전히 이루어지기까지 하이브리드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되는 한 하이브리드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친환경차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