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 1200km 시대 개막
GV90·GV70, 전동화 전략 핵심 주자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거리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제네시스가 이를 정면으로 돌파할 신기술을 선보인다.
현대차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2026년 대형 전기 SUV GV90을 출시한 뒤, 2027년에는 1회 충전 시 최대 1200km 주행이 가능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 GV70 기반의 EREV 모델도 내년 말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하이브리드와 EREV 중심의 전동화 라인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GV90, 전기차의 한계를 넘다
제네시스가 GV90을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 제약을 해소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GV90은 기존 순수 전기 SUV로 개발됐지만 글로벌 시장의 수요 변화를 반영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모델이 추가된다.

GV90 EREV는 내연기관 엔진을 차량 주행이 아닌 배터리 충전에만 사용하는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200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결정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충전망 확산 지연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및 EREV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중국에선 리오토(Li Auto), 샤오미, 럭시드(Luxeed) 등 다양한 브랜드가 EREV 모델을 출시 중이다. 미국에서도 폭스바겐-리비안의 합작 브랜드 ‘스카우트’, 스텔란티스의 램(RAM) 브랜드가 1000km 이상 주행 가능한 픽업형 EREV를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2023년 인베스터 데이에서 처음으로 EREV 전략을 발표했으며 당시 GV70과 싼타페를 시작으로 중형 SUV에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V90의 전동화 합류는 대형 SUV 시장까지 전략을 확장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동화 전략 가속…GV70 EREV와 신규 플랫폼까지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와 EREV 모델 중심의 라인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차량 14만 1865대 중 친환경차는 7만 3511대를 기록했다. 이 중 하이브리드 차량이 5만 614대를 차지해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제네시스는 내년 2분기 GV90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기존 G80·GV80·GV70 모델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GV70 기반 EREV 모델도 내년 말 출시가 예정돼 있다.

GV90은 3열 좌석을 갖춘 대형 전기 SUV로, 지난해 공개된 ‘네오룬(NEOLUN)’ 콘셉트가 기반이다. 이로 인해 휠베이스는 3100mm에 달할 전망이다.
2개의 전기모터를 통한 사륜구동과 현대차 아이오닉9과 동일한 110kWh 배터리를 탑재할 경우 최대 주행 가능거리는 약 620km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 출력은 429~600마력 수준으로 예상된다.
해외 일부 외신은 GV90의 글로벌 공개가 수개월 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판매 가격은 약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660만 원) 수준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까지 새로…전동화에 맞춘 구조 혁신
전동화 전략의 핵심은 단지 차종의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 제네시스는 EREV,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용 플랫폼 개발에도 나섰다.
현재 개발 중인 신규 플랫폼은 전기차(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하이브리드 차량 모두에 적용 가능한 구조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생산 효율성과 기술 호환성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략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친환경차 수요에 즉각 대응하면서도, 기술적 차별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제네시스의 EREV와 하이브리드 확대는 단순한 라인업 확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플랫폼부터 주행거리, 충전 방식까지 전동화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