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도 포르쉐도 울상”.. 경쟁 가장 치열한 그곳에서, 럭셔리 브랜드 2년 연속 1위 ‘쾌거’

독일 안방서 美 SUV 2년 연속 수상
벤츠·BMW 제친 캐딜락 ‘비스틱’ 돌풍
전기차 럭셔리 시장 재편 신호탄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 경쟁이 치열한 독일 시장에서, 미국 브랜드 캐딜락이 럭셔리 부문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2026년형 캐딜락의 순수 전기 SUV ‘비스틱(VISTIQ)’이 유럽 최고 권위의 시상식인 ‘독일 올해의 차(GCOTY, German Car of the Year)’에서 럭셔리 부문 1위에 선정된 것이다.

지난해 수상 모델 ‘리릭(Lyriq)’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이 부문 정상을 차지한 브랜드는 GCOTY 역사상 캐딜락이 처음이다.

독일 심장부서 미국 전기차 ‘2연패’

캐딜락의 7인승 전기 SUV ‘비스틱’이 지난 10월 13일 진행된 ‘2026 독일 올해의 차’ 시상에서 럭셔리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상은 지난 1년간 독일 시장에 출시된 차량을 대상으로, 40명의 글로벌 자동차 전문가들이 디자인·혁신성·실용성·가치 등을 평가해 수상작을 결정한다.

이번 결과는 특히 의미가 크다. 자동차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독일에서 벤츠, BMW, 포르쉐 등 자국 브랜드를 제치고 미국 전기차가 ‘럭셔리’ 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GCOTY 공동 창립자 옌스 마이너스는 “비스틱은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첨단 기술, 그리고 럭셔리한 일상 활용성이 결합된 놀라운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비스틱은 GM의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Ultium)’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야간 시야를 지원하는 나이트 비전, 23개 스피커의 AKG 오디오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했다.

캐딜락 글로벌 부사장 존 로스는 “독일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2년 연속 수상한 것은 브랜드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움직이는 라운지’, 美 럭셔리 전략 통했다

비스틱은 3열 7인승 SUV임에도 실내공간의 여유로움과 전동화 기술의 조화를 보여주며 패밀리 SUV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하이테크 럭셔리 공간’이라는 평가는 기술 사양에서도 나타난다.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실시간 주행 정보를 실제 도로 위에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운전자의 시야를 분산시키지 않는다.

나이트 비전은 야간 보행자나 장애물을 선명하게 식별하며 AKG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은 차내에서 공연장 수준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의 모듈형 구조는 다양한 차종에 쉽게 적용할 수 있어, 생산성과 유연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독일 브랜드 자존심 흔든 美 브랜드의 반격

독일은 벤츠 EQ 시리즈, BMW iX 시리즈, 포르쉐 타이칸 등 자국 브랜드들이 자존심을 걸고 신모델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는 핵심 시장이다.

이런 가운데 캐딜락이 2년 연속으로 ‘럭셔리 부문’ GCOTY 수상작을 배출했다는 점은 단순한 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 브랜드가 독일에서, 그것도 프리미엄 브랜드 본거지에서 자국 경쟁자를 연달아 제친 셈이다.

이번 수상으로 전기차 시대에 있어 ‘럭셔리’의 정의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캐딜락은 더 이상 과거의 이름만 남은 브랜드가 아닌, 전동화 시대에 맞는 기술력과 감성을 갖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