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결국 A 클래스의 단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3세대 CLA 글로벌 공개 행사에서 벤츠는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A 클래스의 단종을 인정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에 따라 해치백 모델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 클래스는 벤츠 라인업에서 유일한 해치백 모델로 유럽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SUV와 크로스오버 차량이 강세를 보이자, 벤츠는 보다 수익성이 높은 모델에 집중하기 위해 콤팩트 패밀리를 7개에서 4개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A 클래스 해치백과 세단뿐만 아니라 B 클래스 미니밴도 단종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벤츠 최고 기술 책임자(CTO) 마르쿠스 쉐퍼는 “해치백이 유럽에서 인기 있는 모델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며 단종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라인업을 단순화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콤팩트 모델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새로운 CLA 세단과 슈팅브레이크 모델, 그리고 차세대 GLA와 GLB가 벤츠의 콤팩트 라인업을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 ‘베이비 G-클래스’라는 새로운 모델이 추가될 예정이다.

전동화 전략 변화… EQ 브랜드 폐지

벤츠는 전동화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EQ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기차 모델을 기존 내연기관 SUV 라인업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재편한다.

이에 따라 전기 SUV 모델인 EQA와 EQB는 차세대 GLA, GLB 라인업에 통합되며 EQ라는 별도의 명칭 없이 보다 일관된 디자인과 제품군을 갖출 전망이다.

또한 CLA 슈팅브레이크 전기차 버전의 추가 가능성이 높다. 벤츠는 전동화와 내연기관의 공존을 고려해 차세대 CLA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A 클래스는 더 이상 내연기관을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됐다.

벤츠의 A 클래스 단종 결정은 단순한 모델 축소가 아니라, 브랜드의 방향성이 고급화 전략에 맞춰진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볼륨 모델을 줄이고 SUV 및 프리미엄 세단에 집중하는 전략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벤츠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 클래스와 함께 포드 포커스 역시 단종을 앞두고 있어, 유럽 해치백 시장은 폭스바겐 골프를 제외하면 점점 더 축소될 전망이다.

SUV 중심으로 개편되는 벤츠의 라인업이 향후 브랜드의 입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