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덜 팔리는데, 차 안 화면은 오히려 더 커지고 더 비싸지고 있다. 2026년 1분기 글로벌 차량용 센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디지털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CID/DIC)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지만, 대형·고급 제품의 채택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7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수요 감소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직결된다. 특히 전 분기(2025년 4분기) 대비로는 무려 15%나 급감하며, 단기 충격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국발 쇼크가 촉발한 수요 충격
이번 수요 감소의 진원지는 중국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와 내수 시장 위축이 겹치면서 BYD와 창안자동차 등 주요 중국 완성차 업체의 판매가 급격히 부진해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중국발 판매 둔화가 글로벌 CID/DIC 수요 감소 폭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CID는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중앙에 위치해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를 담당하는 주 화면이며, DIC는 속도·연료량 등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디지털 계기판이다. 두 제품 모두 차량 내 부품 중 단가가 높은 고부가 품목에 속한다.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위축되자, 이 고부가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양적 둔화’ 속 ‘질적 고급화’…대형 화면이 점령하다
시장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내부 구조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0인치 미만 소형 디스플레이의 수요 비중은 2024년 1분기 46%에서 2026년 1분기 35%로 무려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10~20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비중은 같은 기간 54%에서 65%로 11%포인트 확대됐다.
패널 구동 기술에서도 고급화 흐름은 뚜렷하다. 고성능 소재인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백플레인의 비중은 2024년 1분기 11%에서 2026년 1분기 18.8%로 2년 사이 7.8%포인트 상승했다. 10~20인치 구간만 따로 보면 LTPS 비중이 같은 기간 20%에서 28%로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반면 제조 원가는 낮지만 고해상도 구현에 한계가 있는 비정질 실리콘(a-Si) 비중은 89%에서 81.2%로 내려앉았다.
스마트폰 OLED 주류화가 바꾼 자동차 디스플레이 판도
이 같은 구조 변화의 배경에는 스마트폰 시장의 기술 지형 변화가 자리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고 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기존 LTPS 기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이 남게 됐다. 이 잉여 생산능력이 자동차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욤 샹생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가 주류 기술로 자리 잡고 IT 기기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기존 LTPS LCD 생산 능력이 자동차 디스플레이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OLED 패널의 차량용 비중은 2024년 1분기 0.4%에서 2026년 1분기 0.7%로, 미니LED LCD 비중도 0.5%에서 0.6%로 각각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