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완성차 5개사 판매 성적표 공개
한국GM·KGM, 전년 대비 감소

한국 완성차 시장의 4월 판매 실적이 공개됐다. 전체 시장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모두가 웃은 것은 아니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한국GM은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고, KG모빌리티도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이례적 반등을 보였으며 현대차와 기아는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 차이는 각사의 전략, 라인업, 그리고 국제 정세에 따른 수출 변수에 따라 명암이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 내수·해외 동반 성장으로 ‘견고한 상승세’
현대자동차는 4월 국내에서 6만 751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세단과 RV 부문에서 고른 판매를 보였고 특히 아반떼(7099대), 팰리세이드(6662대), 싼타페(6354대) 등의 꾸준한 수요가 실적을 견인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총 1만1504대가 팔리며 고급차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기아 역시 국내 5만 1005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 특히 쏘렌토(8796대), 레이(4262대), 카니발(7592대) 등 RV 중심 라인업이 탄탄한 성과를 올렸다.
스포티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4만 7737대로 최다 판매 모델에 등극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해외 시장에서도 나란히 성과를 냈다. 현대차는 글로벌 35만 3338대, 기아는 27만 4437대를 판매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8만 1503대, 기아는 7만 4805대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동월 기준 최대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르노코리아, 195.1% 성장
르노코리아는 4월 한 달간 국내에서 525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무려 195.1% 성장했다. 이는 5개 완성차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로,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여도가 컸다.
그랑 콜레오스 E-Tech 하이브리드는 3858대, 아르카나 하이브리드는 101대가 팔리며 전체 내수 판매의 75.4%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출은 5175대로 전년 대비 41% 감소하며 부진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는 1만 427대에 그치며 전년 동월보다 1.4%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신차 중심의 내수 전략은 성공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미국 관세 이슈 등의 외부 변수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GM·KGM,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실적 악화
한국GM은 4월 국내에서 1326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42.3% 감소했다. 이는 5개사 중 유일한 두 자릿수 하락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079대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트레일블레이저(209대), GMC 시에라(26대) 등 대부분의 모델이 판매 감소를 면치 못했다.
수출도 4만318대로 전년 대비 4.3% 줄며, 전체 실적은 4만 1644대로 6.3%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부재와 관세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GM도 전월 대비 내수 증가세(10.5%)를 보였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국내 3.2%, 해외 11.5% 감소해 전체적으로 8.4% 줄었다.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차들이 내수 회복을 주도했지만, 수출 지연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줬다.
6월 이후 관세 ‘직격탄’ 우려… 현대차·기아도 긴장
전반적으로 국내 완성차 시장은 4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한 68만 8778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폭탄’ 정책이 본격 시행되며 수출 실적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16.6%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트럼프 정부가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차·기아 역시 6월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두 회사는 2~3개월치 재고를 소진 중이며 이후에는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에 큰 도전이 예상된다.
‘모두 웃지 못한 회복’… 친환경차와 수출 전략이 성패 가를 듯
4월 완성차 시장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뚜렷한 양극화가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내수와 해외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GM과 KGM은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고전하며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국발 관세 변수와 전기차 수요 정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확대와 맞춤형 수출 전략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음 분기, 특히 6월 이후의 실적은 이 전략들이 얼마나 유효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