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현대차 비상 걸렸다… 소형 SUV 시장서 기아에 완패당한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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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소형 SUV 유럽 판매량
EV2 GT 라인 / 기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6년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기아는 글로벌 판매 85만 163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고, 현대차는 99만 1885대로 6.9% 감소했다.

결정적 변수는 ‘어디서 어떤 전기차를 팔았는가’였다. 고유가 영향으로 국내와 유럽에서 순수 전기차(BE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기아는 소형 전기차 라인업으로 이 흐름을 정확히 포착했고 현대차는 대응이 뒤처졌다.

소형 EV로 무장한 기아, 국내·유럽서 질주

올해 상반기 국내 BEV 내수 판매는 20만 10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유럽 BEV 판매도 같은 기간 35% 늘어난 160만 82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BEV 비중은 국내 23.7%, 유럽 22.2%로 올라섰다.

기아의 2분기 국내 BEV 판매는 약 3만 8000대로 무려 123.4% 급증했고, 유럽에서도 약 5만 2000대로 101.5% 늘었다. 두 시장 모두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수치다. 기아 전체 판매에서 BEV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24.5%, 유럽 35%까지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3대 중 1대 꼴로 전기차를 판매한 셈이다.

반면 현대차의 국내 BEV 판매는 약 2만 1000대로 전년 대비 31% 증가에 그쳤고, 유럽에서도 약 3만 1400대로 4%밖에 늘지 않았다. 두 시장 BEV 성장률(국내 118%, 유럽 35%)에 크게 못 미친 결과다. 현대차의 국내 BEV 비중은 8.5%, 유럽은 21.8%에 머물렀다.

EV2 vs 아이오닉 3…소형 전기차 세그먼트 격돌 예고

기아 소형 SUV 유럽 판매량
EV2 / 기아

기아가 올해 3월 유럽 전용으로 출시한 소형 전기 SUV ‘EV2’가 판도를 바꿨다. EV2는 42.2kWh LFP 배터리 기반 표준형이 WLTP 기준 약 317km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독일 시작가는 2만 6600유로다. 여기에 EV3·EV4·EV5·EV6·EV9, 그리고 중형 목적기반차(PBV) PV5까지 더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전기차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기아 김승준 재경본부장 전무는 “지난해에는 유럽의 소형 위주 전동화 추세와 당사 신차 라인업 간 미스매치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EV2 출시를 계기로 전동화 추세에 맞춰 실적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라인업이 5·6·9 등 준중형~대형에 집중돼 소형 전기차 공백이 컸다.

현대차 이승조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값싼 중국 전기차에 대응하는 B세그먼트 소형 전기차 모델이 부재했다”고 인정하며, 하반기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 3’ 출시를 통해 연말까지 2만 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오닉 3가 출시되면 동일한 B세그먼트 안에서 기아 EV2·EV3, 현대차 아이오닉 3, 그리고 중국 업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된다.

수익성 악화와 중국산 저가 공세…공동 숙제 남았다

전기차 판매 급증은 기아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수익성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 62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9.4%에서 8.0%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소형 전기차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 하락과 인센티브(판매장려금) 확대가 원인이다.

중국 BYD가 유럽에서 판매 중인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서프’의 시작가는 2만 2990유로다. 기아 EV2(2만 6600유로)보다 수천 유로 저렴해, 동일 세그먼트에서 가성비 면에서 구조적 열위가 불가피하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도 2조 85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8% 감소했다. 이 부사장은 “전동화 부품과 배터리 가격이 높아 전기차 수익성이 내연기관보다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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