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임금근로자의 빚이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급증하며 전체 대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4일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 잔액은 5,275만원으로 전년 대비 2.4%(125만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이후 2년 연속 상승세로, 전년도 상승폭(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졌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구조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신생아특례대출이 불지핀 주담대 급증
대출 유형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2,265만원으로 전년 대비 11.1%(227만원) 급증했다.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율이자 최대 증가 폭이다. 전체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39.5%에서 42.9%로 확대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이 2021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고, 2024년 1월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로 주택 매매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 금융이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이것이 담보대출 잔액 증가로 이어진 구조다.
반면 신용대출은 2.4%, 주택 외 담보대출은 4.5% 각각 감소했다. 고금리 환경에서 대출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부담이 낮은 주택담보대출로 차입 형태를 전환한 결과로 분석된다.
30·40대 주담대, 역대 최고 증가율 기록
연령별로는 40대의 평균 대출액이 8,18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7,153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연령대 모두 신용대출과 주택 외 담보대출은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각각 12.7%, 17.8% 증가하며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두 수치 모두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29세 이하는 평균 대출액이 1,572만원으로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감소(-1.8%)했지만, 이 연령대의 주택담보대출도 18.3% 늘었다. 청년층에서도 내 집 마련을 위한 차입 수요가 뚜렷하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체율 3년 연속 상승…중소기업·저소득층 ‘위험 신호’
전체 연체율은 0.53%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오르며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저소득층(연 3,000만원 미만)의 연체율은 1.47%로 고소득층(연 1억원 이상, 0.09%)과 16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 대출이 7,984만원, 중소기업 근로자는 4,435만원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연체율(0.28%)과 중소기업 연체율(0.86%)은 3.1배 차이가 났다. 업종별 연체율에서는 건설업이 1.35%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점업(1.27%), 부동산업(1.18%)이 뒤를 이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대출액과 관계없이 소득이 낮을수록 상환 여력이 떨어져 연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가 맞물릴 경우 취약 계층의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