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설 연휴 여파로 전반적인 판매 부진을 겪는 가운데, 기아의 전기차가 월간 판매 1만대를 최초로 돌파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한국GM·KG모빌리티·르노코리아 등 5개사의 지난달 글로벌 판매량은 60만 2,689대로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했다.
특히 내수시장은 9만 5,702대로 전년 대비 14.8% 급락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해외 판매는 50만 6,657대로 2.3% 감소에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업계는 최장 9일간 이어진 설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설 연휴 직격탄, 주요 브랜드 두 자릿수 하락

제조사별로 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가 30만 6,528대로 5.1% 감소했고, 기아는 24만 7,401대로 2.8% 줄었다. 한국GM은 3만 6,630대(7.6% 감소), KG모빌리티는 8,237대(2.6% 감소)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3,893대로 36.2%나 급락하며 가장 심각한 부진을 보였다.
내수시장 타격은 더욱 컸다. 현대차는 4만 7,008대로 17.8% 감소했고, 기아도 4만 2,002대로 8.7% 줄었다. 한국GM은 927대로 37.4% 급락하며 1,000대 선을 넘지 못했다. 르노코리아는 2,000대로 59%나 폭락했다. 유일하게 KG모빌리티만 3,701대로 38.3% 증가하며 선전했다.
기아 전기차 1만 4,488대, 역사적 기록 달성
시장 전체가 위축된 가운데 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기아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1만 4,488대를 판매하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최초로 월 1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월(1만 12대) 대비 210.5% 급증한 수치다.

전기차 라인업 전반이 고른 성과를 보였다. 상용 목적용 PBV인 PV5가 3,967대로 베스트셀러 4위에 오르며 전기 상용차 시대를 열었고, EV3(3,469대)와 EV5(2,524대)도 선전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도 3,227대가 팔리며 전기차 판매를 견인했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54.1%로 처음 과반을 넘어섰다.
전기차 돌풍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이 있다. 기아는 1월 말 EV5 롱레인지 모델에 280만원, EV6에는 300만원의 할인을 단행했다. 현대차도 아이오닉 시리즈에 최대 610만원 규모의 구매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가 예년보다 이른 1월 초 보조금 지침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시점이 앞당겨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차·하이브리드 총동원, 반등 카드 꺼냈다
완성차 업계는 판매 부진 극복을 위해 신차와 친환경차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셀토스 하이브리드, PV5, EV5 등 신차와 친환경차를 앞세워 판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전략을 밝혔다.
실제로 미국 시장에서는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2월 미국 판매에서 6% 증가를 기록했고, 하이브리드 판매는 79%나 급증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달부터 신차 필랑트 인도를 시작한다. 필랑트는 사전 계약만 7,000대를 돌파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