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끓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세종만 왜 이래?” 뒤엔 숫자 폭탄
치솟은 거래량, 벌써 매물 늘어난다

“요즘 세종시 무슨 일 있어요?”, “거래량이 몇 배가 늘었다던데요?”
부동산 시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세종시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조용하던 지역에서 갑자기 아파트 거래가 몰려들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월, 세종시에서 거래된 아파트 수와 거래 금액이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거래 금액은 작년보다 무려 360% 넘게 폭증했다.
세종에 쏠린 시선, 이유는 ‘행정수도’

세종의 거래량 급증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대통령실과 국회를 세종으로 옮긴다는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키워드는 투자자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자들에게도 강한 기대감을 줬다.
세종은 원래 실거주 중심 시장으로 평가받았다. 소형과 중소형 아파트 단지가 많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수요가 꾸준히 몰렸다.
게다가 올해와 내년 사이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시점에 거래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 기대도 커졌다.
실제로 지난 4월, 세종시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총 1,326건이었다. 한 달 전보다 80% 가까이 늘었고, 거래 금액도 6,964억 원으로 84% 넘게 증가했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거의 세 배, 거래 금액은 네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치솟은 뒤엔 숨 고르기… 매물은 다시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5월 들어 세종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었다. 5월 둘째 주 상승률은 0.48%였지만, 6월 둘째 주에는 0.18%까지 떨어졌다.
거래가 줄자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다시 늘기 시작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월 17일 기준 세종시의 아파트 매물은 6,857건으로 한 달 전보다 400건 넘게 증가했다.
이처럼 거래가 줄고 매물이 많아지는 흐름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신호로 읽힌다. 단기 급등 이후 조정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세종과는 달리,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은 상황이 정반대였다.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000건대로 줄며 전월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거래 금액은 58% 넘게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규제 강화가 다시 발목을 잡은 결과다. 전국적으로 봐도 아파트 거래는 한 달 전보다 18% 줄었고, 거래 금액은 35%나 감소했다.
결국 지난 4월 부동산 시장에서 세종은 거의 유일한 예외였다. 급등 배경에는 실거주 수요, 행정수도 기대, 입주 물량 감소 같은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