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 다 팔릴 줄 알았죠?”… 몇 달째 불 꺼진 ‘이곳’, 대체 무슨 일이

서울 아파트값은 오르는데
우리 집은 왜 안 팔릴까
팔리지 않는 집, 그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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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악성 미분양 / 출처 : 연합뉴스

“요즘 아파트값 다시 오른다는데, 우리 집은 왜 안 나갈까요.”

서울 강동구의 소형 아파트 단지에 입주 예정인 A 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집은 다 지어졌고 입주도 시작됐지만, 몇 달째 매수자는 없다.

서울 전역에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뉴스가 무색할 만큼, 다 지은 집이 그대로 비어 있는 곳이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이런 상황을 ‘악성 미분양’이라 부른다. 최근 들어 이 악성 미분양이 서울에서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작고 비싸면 외면…“1인 가구도 대단지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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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악성 미분양 / 출처 : 연합뉴스

2025년 4월 기준 서울의 민간 미분양 주택은 943건인데 이 중 646건, 무려 69%가 준공을 마친 상태에서도 팔리지 않고 남아 있다.

특히 전체 악성 미분양의 93%는 전용면적 60㎡ 이하, 즉 ‘소형 주택’에 집중돼 있다.

이런 주택들이 외면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좁은 데다 비싸다”는 것이다. 지난해 입주한 한 단지는 44㎡형이 7억~8억 원에 분양됐지만, 근처 오래된 아파트는 비슷한 크기에 3억 원대에 거래됐다.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손을 뗐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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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악성 미분양 / 출처 : 연합뉴스

KB국민은행 박원갑 위원은 “요즘은 1인 가구라도 쾌적한 대단지를 선호한다”며 “단순히 서울에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좁고 비싼 집이 잘 팔리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 2월 말 기준 2만 3722가구로, 1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방이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서울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미분양이 단순한 통계를 넘어,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집이 안 팔리면 건설사는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이는 금융기관에도 타격을 준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 상당수가 지방 중견 업체들이라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정부 대책 나왔지만…“당장 해결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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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악성 미분양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LH가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사들이고, 디딤돌 대출 금리를 우대하는 등의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을 “응급처치 수준”이라고 본다. 신한투자증권 양지영 수석은 “분양 물량을 줄였어야 했는데, 시세가 안 좋을 때도 물량이 계속 쏟아졌다”며 “살 사람은 없고, 남은 집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보도는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팔리지 못한 소형 주택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 격차는 시장에 경고를 보낸다.

부동산은 단순히 ‘집값’만 보지 말고, 실제로 누가 사고 누가 외면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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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동산투기 망국병.일본30년동안 정체. 인구절벽 우리나라 뒤따라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