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물건이 늘어난 이유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때문?
최근 2년간, 경매 시장은 2년째 침체에 빠져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경매 신청 건수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1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동안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공장 및 제조업소 경매 건수는 총 828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9% 늘어났다.
이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공장 경매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하는 물건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물건이 증가한 것과는 반대로, 공장 경매 낙찰률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2분기 45.9%였던 공장 경매 낙찰률은 작년 3분기 34.0%로 감소했고, 올해 3분기에는 30.9%까지 떨어졌다. 10개 물건 중 3개만 주인을 찾은 셈이다.
수요 부족으로 낙찰률이 하락하면서 최저 입찰가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상당수의 물건은 자산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방어 입찰로 다시 낙찰을 받는 사례가 많다.
이러한 방어 입찰을 감안하면 실제 시장에서 낙찰되는 건수는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제일 많은 경매 매물
한편, 지난 8월 새롭게 경매에 부쳐진 물건 수는 동월 기준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8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1만 149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14.9% 증가했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운 채무자들이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경매 물건 증가는 고금리와 자영업자 타격, 전세사기 등으로 인한 상가 및 빌라 경매의 증가세와도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입찰까지 6개월에서 1년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늘어난 경매 물건들이 내년까지 입찰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연내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더라도 경매 신청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한 경매 물건의 증가와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 낙찰가율 또한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공장과 상가뿐만 아니라 주택 경매 시장도 유찰과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전반의 어려움이 경매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 변화와 경기 상황이 경매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