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JV 이사회 의장 맡아
알리바바와 손잡고 반격 준비
이커머스 시장 선도 기반 다져

쿠팡과 네이버의 압도적 성장세 속에서 고전하던 지마켓을 되살리기 위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전면에 나선다.
한때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이었던 지마켓의 부활을 위해 정 회장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정용진, 합작법인 이사회 초대 의장 선임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최근 열린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초대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며 주요 의사결정은 만장일치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임스 장 지마켓 대표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이 이사로 참여한다.
제임스 동 사장은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이커머스 사업을 총괄해온 핵심 인물이다. 신세계와 알리바바 양측의 최고 경영진이 모두 투입된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통해 지마켓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사가 손잡은 합작법인이 국내를 넘어 해외 이커머스 시장까지 이끌어갈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역삼동 지마켓 본사로 통합…120억 증자도

그랜드오푸스홀딩은 구체적인 행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 있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사무실에서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지마켓 본사로 사무실을 이전했다.
합작법인 본사를 지마켓 본사로 통합한 것은 두 회사의 실질적 통합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자본 확충에도 나섰다.
이달 약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금을 126억원으로 늘렸는데 지마켓 재건을 위한 재정적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마켓 경영진 구성도 마무리됐다. 사내이사로는 제임스 장 대표, 김정우 최고제품책임자, 알리바바 측 인사인 치엔하오 최고재무책임자가 선임됐다.
치엔하오 최고재무책임자는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이커머스 플랫폼 라자다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감사에는 이용명 이마트 재무담당이 이름을 올렸다.
지마켓의 반격, 성공할 수 있을까

한편 정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선 것은 사실상 ‘지마켓 구하기’ 작전의 신호탄이다. 쿠팡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지마켓은 오랜 시간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리바바라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과 손잡고, 신세계가 이끄는 JV로 재정비에 들어간 지금, 다시 한 번 반전을 꾀할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지마켓은 다른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며 “알리바바와의 협력이 어느 정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