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월 6일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61% 급등한 25만9천500원을 기록했고, 시총은 1천515조 원(약 1조397억 달러)으로 불어났다.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아시아 기업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1조8천600억 달러)에 이어 삼성전자가 두 번째다. 글로벌 전체로는 엔비디아·알파벳·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브로드컴·TSMC·아람코·메타플랫폼·테슬라·월마트에 이은 12위다.
AI 공급망의 핵심, 메모리 슈퍼사이클 본격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2026년 1분기 매출 81조7천억 원, 영업이익 53조7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 52조5천763억 원, 영업이익 37조6천10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405.5%에 이른다.
단순 호황이 아닌 ‘구조적 전환’
시장에서는 이번 시총 돌파를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읽는다. 뉴욕 소재 라운드힐 인베스트먼츠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 통신에 “1조 달러라는 기준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질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경기 순환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들의 AI 투자 확대로 내년에도 메모리 칩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이 급등한 흐름이 국내 반도체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톱10 진입, 남은 과제는
삼성전자가 현재 12위에 위치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1조4천600억 달러 수준의 테슬라와 1조5천400억 달러의 메타플랫폼 추월 가능성을 주목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향후 12개월 내 3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예상한다.
다만 공급 증가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가능성, 미·중 기술 패권 갈등에 따른 수출 규제 리스크 등은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 초 대비 118%가량 급등한 만큼, 과열 여부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