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과 여름, 유럽행 항공권을 검색하다 눈을 의심한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이 아시아~유럽 노선 항공료를 수직 상승시키며, 해외여행 계획 자체를 흔들고 있다.
홍콩~런던 498만 원, 방콕~프랑크푸르트 430만 원…숫자가 말해주는 충격
리서치 업체 올튼 에이비에이션 컨설턴시에 따르면, 2026년 3월 23일 기준 홍콩에서 영국 런던으로 가는 항공편 평균가는 3,318달러(약 498만 원)로 전달 대비 무려 560% 급등했다.
태국 방콕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노선도 평균 2,870달러(약 430만 원)로 505% 치솟았으며, 호주 시드니발 런던행 ‘캥거루 노선’ 역시 같은 기간 429% 오름세를 기록했다.
6월 예약 상황도 녹록지 않다. 아시아·태평양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인기 노선 7곳의 요금은 작년 6월 대비 평균 70% 상승했고, 시드니~런던 6월 티켓은 1,500달러(약 225만 원)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유럽발 아시아행 노선 중에는 1년 새 가격이 세 배 넘게 뛴 사례도 보고됐다.
왜 이렇게 올랐나…구조적 원인을 짚다
항공 산업은 연료비가 운영 비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유가 변동에 취약한 구조다. 현재 아시아 지역 제트 연료(Jet A-1) 가격은 배럴당 220~230달러 수준으로, 제트 연료와 원유의 가격 차이는 사상 최대인 배럴당 39.6달러까지 벌어진 상태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우회 항로 이용이 늘면서 비행시간이 증가했고, 이는 연료 소비 확대와 공급 좌석 감소로 이어졌다. 에어프랑스-KLM, 캐세이퍼시픽, 에어뉴질랜드 등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3월부터 유류할증료(FSC)를 대거 인상했으며, 베트남민간항공국 조사 결과 대상 항공사의 60% 이상이 3월 중순부터 운임 인상을 단행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까지 30% 이상 높다…여행자가 알아야 할 현실적 꿀팁
올튼 에비에이션의 브라이언 테리 국장은 “이란 전쟁이 조기 종식되더라도 항공유 공급망에 가격 하락분이 반영되기까지 최장 3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아시아~유럽 노선은 최소 10월까지 전년 대비 30% 이상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단기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상황에서 여행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책은 명확하다. 첫째, 유류할증료 정책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항공사를 비교 검색할 것. 둘째, 성수기인 6~8월보다 9~10월 일정을 검토해 가격 부담을 낮출 것. 셋째, 직항보다 경유편이 여전히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연한 루트 탐색이 필요하다. 항공료 폭등 시대, 정보가 곧 절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