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 가도 성공한다며?”… 학부모들 가슴 치게 만든 ‘고졸 취업’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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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전문대졸 청년 평균소득
‘2025 고졸 성공 취업·창업 페스타’ 채용 공고 게시판/출처-뉴스1

국가가 정책적으로 육성한 청년 인력이 정작 현장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의 보수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저출생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대안으로 키워진 고졸·전문대졸 청년들이 4년제 대졸자와 비교해 뚜렷한 임금 격차와 열악한 근무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일 발표한 ‘2025 한국교육종단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 3년 차의 고졸·전문대졸 취업자 643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월 평균 임금은 세전 167만원에 불과했다. 주당 평균 근무시간 33.4시간을 고려하면 시간당 1만1,6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기준 국내 20대 전체 취업자의 월 평균 임금 234만원과 비교하면 71.4% 수준에 머물렀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용 형태의 불안정성이다. 이들 중 비정규직 비율이 56.6%로 정규직(43.4%)을 크게 웃돌았고, 전일제 근무자(46.1%)보다 시간제 근무자(53.9%)가 더 많았다. 사회보장 측면에서도 4대 보험 가입률이 60.6%에 그쳐, 10명 중 4명은 사회안전망 밖에 놓인 셈이다.

최저임금 언저리 청년들, “목표와 현실 달라”

고졸인재 채용 엑스포/출처-연합뉴스

고졸·전문대졸 청년들의 일자리 만족도는 현저히 낮았다. ‘목표했던 일자리와 실제 일자리 수준의 일치도’를 묻는 질문에 평균 2.29점(5점 척도)을 기록해 ‘일치하지 않는 편'(2점)에 가까운 응답을 보였다. 응답자의 25%가 이직 의사를 밝혔으며, 주요 이유로는 ‘보수 부족'(25.87%), ‘직장의 발전 전망 부재'(16.17%), ‘개인 발전 가능성 불투명'(10.71%) 등이 꼽혔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가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경력 발전 경로 자체가 차단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교육 수준별 임금격차는 국제적으로도 큰 편으로, 고졸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대졸 임금이 1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졸·전문대졸 취업자들이 노동시장 진입 단계부터 낮은 임금 궤도에 고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세사업장 집중, 사회보장 사각지대 심각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모습/출처-뉴스1

사업장 규모별 분포를 보면 청년들의 고용 환경이 더욱 열악함을 알 수 있다. 직원 1~4명 규모의 영세 사업장에서 일한다는 응답이 27.7%로 가장 많았고, 5~9명 규모가 21.8%로 뒤를 이었다. 즉, 절반에 가까운 49.5%가 직원 9명 이하의 영세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10~29명 규모 사업장 근무자는 14.1%에 불과했다. 영세 사업장일수록 복리후생이 취약하고 고용 안정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청년층이 다중적 불안정성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준다. 4대 보험 가입률 60.6%는 이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수치다. 거의 40%가 산재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중 하나 이상에 가입하지 못한 상태로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책적 육성과 현장의 괴리, 구조 개선 시급

‘춘하추동 취업 한마당’/출처-연합뉴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고졸·전문대졸 청년은 초급 기술 인력과 청년 산업 인재에 대한 국가 수요를 맞추고 저출생, 사교육비, 청년실업, 저성장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육성됐다”며 “그러나 이들의 사회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4년제 대졸자와 비교해 일자리에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현장 기술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정책적으로 양성한 청년들이 정작 저임금,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고졸·전문대졸 인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 질 개선과 경력 개발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정책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면, 청년 인력 육성 정책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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