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최대 기록, 어가는 반 토막
풍년에도 어민은 웃지 못했다

“외국에서는 줄 서서 사 간다는데, 우리는 오히려 팔 곳이 없다.”
물김 위판장에서 터져 나온 한 어민의 푸념은 올해 한국 김 산업이 맞이한 풍년의 역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출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어가는 오히려 떨어졌고,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졌다.
넘쳐난 생산량, 가격은 뚝 떨어졌다

전남도는 2025년산 물김 생산이 총 54만 톤, 위판액 8408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생산은 지난 9일 기준 종료됐으며, 고흥·진도·완도 지역에서 대부분이 나왔다. 생산량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위판액은 5% 증가에 그쳤다.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하락했다.
실제로 1월 물김 가격은 kg당 76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4% 낮았다. 2월과 3월에도 각각 17.5%, 42% 하락한 수준을 보였고, 이로 인해 약 6000톤의 물김이 폐기되기도 했다.
해남의 한 어업인은 4월 들어서야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양식 막바지에 접어들며 공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 수출액은 2억 8100만 달러(약 4020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21.1%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3억 9688만 달러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19.4% 증가했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정부가 설정한 2027년 연간 10억 달러 수출 목표도 올해 안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사상 최대…미·중 전략이 통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조미김 수출의 중심지로, 1분기 수출액이 30.6% 증가했다. 중국은 마른김 수요가 급증해 마른김 수출량이 97.2%, 수출액은 139.7% 늘었다.
해양수산부는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며, K-김 전략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안정적인 김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 종자 배양시설 등 7개 사업에 205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공시설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물김이 제때 마른김으로 처리되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해수부는 김 건조기 등 노후 시설을 교체하고, 마른김 전용 물류단지 구축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전남은 전국 김 생산의 78%, 위판액의 81%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그러나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김 산업의 구조 개선과 수익 분배 구조의 정상화를 위해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값이 너무 비싸서 못시먹겠는데 풍년이면 가격을 낮춰서 팔면 될텐데 정작 가격은 안떨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