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 몰려오는데 “동앗줄 내려왔다”… 후끈 달아오른 ‘이곳’, 대체 왜?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전격 허용
관광·유통업계, 가을 특수 기대감 고조
명동부터 제주까지 손님맞이 채비 분주

중국 단체관광객이 ‘무비자’로 한국에 들어올 수 있게 되면서, 관광과 유통업계가 모처럼 열기를 되찾고 있다.

명동 거리의 상인들은 물론 면세점, 호텔, 카지노 업계까지 “이번엔 진짜다”라는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단체관광객 돌아온다”…정부, 9개월간 비자 면제

정부는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의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일~7일)을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쏟아질 ‘가을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52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한 수치다.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여행 플랫폼도 즉각 반응했다. ‘취날’에서는 무비자 소식이 발표된 지 30분 만에 서울 검색량이 70% 급증했고, 또 다른 플랫폼 ‘퉁청’도 국경절 연휴 기간 한국 여행상품 검색량이 하루 만에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명동에 다시 불 켜질까”…유통업계 ‘기대감 폭발’

무비자 입국 허용 소식이 알려지자, 유통업계는 재빨리 손님맞이 채비에 들어갔다. 특히 단체관광객은 기업·기관 단위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1인당 지출도 높은 편이어서 회복 탄력이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명동에 있는 면세점과 백화점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단체관광객의 객단가가 개별 여행객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매출 회복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정책은 오랜 침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에도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던 제주도는 다소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번 조치로 인해 다른 지역과의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단체관광객보다는 개별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중국 최대 생활정보 플랫폼 ‘따중디엔핑’과 협업해 제주시 원도심의 골목상권을 테마형 관광 콘텐츠로 소개하고, 씨트립 등 주요 여행사 채널을 활용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국경절과 쇼핑 대목인 광군제(11월 11일)에 맞춰 항공권과 숙박, 당일투어 패키지 등을 집중 마케팅하면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비자 면제라는 파격 조치에 업계가 쏟는 기대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얼어붙었던 관광 생태계에 ‘동앗줄’이 내려온 지금, 제대로 잡아채느냐는 각 지역과 업계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