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1500원 뚫렸다”…’중동 리스크·고유가’가 쏘아올린 달러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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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달러·원 환율이 장중 1500원 선을 넘어섰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국제유가 급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달러 강세가 가속화된 결과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3원 오른 1501.0원으로 개장한 뒤 1497.5원에 장을 마쳤다. 주간거래 기준으로 1500원을 넘긴 것은 2009년 3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환율 급등이 단기 이벤트가 아닌 글로벌 매크로 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구조적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달러 인덱스 100선 상회…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

이번 환율 상승의 직접적 배경은 글로벌 달러 강세다. 이란 분쟁 장기화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달러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 장중 1,500원 돌파…금융위기 후 17년만 처음 / 연합뉴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3월 13일 100.36, 15일 100.35, 16일 100.32를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100선을 웃돌았다. 장중에는 100.54까지 오르며 지난해 5월 19일(100.4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이란 분쟁 장기화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는 상황”이라며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까지 겹치면서 달러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와 다르다”…국내 수급 아닌 대외 요인이 주도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이 지난해(2025년)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에는 서학개미 투자 확대와 기업 외화예금 증가에 따른 국내 수급 쏠림이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당시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증가에 따른 쏠림 현상”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반면 이번 환율 상승은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펀더멘털이 반영된 흐름이다. 특히 원화는 한국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 비중이 크다는 구조적 특성상 중동 에너지 위기에 더욱 취약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처음 1500원 돌파 – 뉴스1 / 뉴스1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원은 “중동 에너지 위기가 핵심 변수로 작용하면서 달러 인덱스 상승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정책만으로 환율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당국, 방향 전환보다 ‘변동성 관리’에 주력

외환당국은 구체적인 실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시장 안정 조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원화가 쏠리는 등 이상하게 움직일 때는 필요하면 시장 안정 조치를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지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대응이 환율 방향 자체를 되돌리기보다는 단기 급등 시 구두 개입이나 미세 조정을 통해 변동성을 억제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민경원 연구원은 “정책 대응의 초점도 환율을 낮추기보다는 시장 쏠림을 완화하는 안정화 조치에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대외차입 가산금리와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면서도, 중동 상황에 따른 변동성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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