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문 닫을 지경인데 “당장 방법 없다”… 발등에 불 떨어지자 ‘발칵’

국내 철강업계 충격에 빠져
50% 고율 관세 부담 견디기 어려워
현지화 전략 시급하지만 생산까지 4년
철강업계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의 절박한 목소리에서 국내 철강산업이 처한 위기감이 묻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철강업계 생존 위기 직면

4일(현지시각)부터 발효된 이번 조치로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미국으로 수출할 때 50%의 고율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중국 철강 수입 감소
철강업계 현지화 전략 / 출처: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13.06%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11.45%), 중국(9.95%)보다 높은 수치로, 포기할 수 없는 주요 시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품목 관세가 25%일 때는 미국 내 유통 가격 상승을 고려해 관세를 감내하고 수출할 여지가 있었지만, 50% 관세는 수출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미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천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했다.

3월 12일부터 시행된 25% 관세의 영향이 본격화된 5월에는 대미 철강 수출이 20.6% 감소했으며, 50% 관세의 영향은 8~9월부터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철강산업 보호 덤핑 조사 착수
철강업계 현지화 전략 / 출처: 연합뉴스

미국 현지화 서두르는 철강기업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국내 철강업계는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는 외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충격요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그는 US스틸 연설에서 “관세가 25%일 때는 해외 철강사들이 어느 정도 담장을 넘어올 수 있지만, 50%가 되면 더 이상 넘어올 수 없다”고 강조하며 미국 내 투자를 유도했다.

이에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 제철소 건설을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투자 규모는 총 8조5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철강업계
철강업계 현지화 전략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이 제철소는 2029년에야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단기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5년간의 공백기 동안 국내 철강업계는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게 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의 방법 없다” 철강업계 절망감 고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은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들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다. 이는 국내 철강 시장의 가격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업계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국 철강 반덤핑 건의
철강업계 현지화 전략 /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국내 건설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마저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철강업계는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국내 기업들이 저가 제품보다는 고부가가치 쪽으로 생산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중국산 등 외국산 저가 제품에 대응한 국내 시장 보호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철강업계는 정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업계 내부에서는 “단기간 내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절망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관세율 50% 인상에 대응해 미국 시장을 면밀히 파악하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현실적으로 당장의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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