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미국 가계 순자산 사상 최고치
401(k) 은퇴 저축 제도 영향
미국 가계의 주머니가 하루아침에 불어났다. 지난 3분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무려 168조 8천억 달러(약 22경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이 전체 자산 증가분의 80%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앉아서 돈 번다”…주식시장이 만든 기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가계의 순자산은 전분기 대비 4조 8천억 달러(2.9%) 증가했다.
이 중 주식 보유 가치 상승이 3조 8천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전망과 기업 친화적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분기 S&P 500지수는 5.5%, 나스닥지수는 2.4% 상승했다.
AI 열풍이 만든 ‘매그니피센트 7’의 힘
이러한 주식 자산의 급증은 ‘AI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들 기업은 AI 혁명의 선두주자로 인식되며,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은퇴 자산도 쑥쑥…401(k) 효과
미국 가계의 자산 증가에는 401(k)로 대표되는 은퇴 저축 제도의 영향도 크다.
직장인들은 급여의 일부를 401(k) 계좌에 적립하고 이에 대한 세금 혜택을 받는다.
2024년 기준 연간 적립 한도는 2만 3천 달러이며, 50세 이상은 추가로 7,000달러를 적립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 적립금의 일정 비율을 추가로 적립해주는 매칭 제도를 운영해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와 생활비로 인해 가계의 소비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소비자 신용대출은 2.5%, 모기지는 3.1% 각각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 가치는 3분기에 약 2천억 달러 감소해 자산 증가를 일부 상쇄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가계는 양호한 자산부채 상황과 강력한 임금 상승에 힘입어 경제 성장의 주된 동력이 되어왔다.
하지만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잠재적인 위험 요소들도 존재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