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家 자산 10억 달러 증발
비트코인 급락에 연쇄 손실
“매수 기회” 주장에 비난 쏟아져

“지금이 오히려 절호의 기회다.”
4억 달러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도널드 트럼프 일가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가상화폐 투자에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전망’을 고수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비트코인 급락…자산 10억 달러 증발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가문의 자산이 지난 9월 초 약 77억 달러(11조 3898억 원)에서 최근 67억 달러(9조 9106억 원)로 약 10억 달러 감소했다고 전했다.
자산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 급락이었다. 최근 비트코인은 급격히 하락해 26일 오후 기준 약 8만 7000달러 선을 기록 중이다.
불과 한 달 전인 11월 6일 최고점(12만 6185달러)과 비교하면 30% 넘게 떨어진 것이다. 이 영향은 트럼프 일가의 사업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은 올해 약 20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매입했지만, 현재까지 약 4억 달러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TMTG가 매입한 CRO 토큰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 토큰은 싱가포르 기반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에서 발행한 것으로, 약 1억 500만 달러를 투입했으나 가치가 급감하면서 큰 손해로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가상자산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TMTG 주가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신탁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TMTG 지분 가치도 9월 이후 약 8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믿음’ 외친 에릭 트럼프…현실은 반토막

트럼프 일가의 가상화폐 프로젝트는 이뿐만이 아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분 7.5%를 보유한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도 최근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3억 달러 넘는 가치가 증발했다.
에릭 트럼프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은 뛰어들기에 좋은 시점”이라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저점에서 들어온 이들이 결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확신’은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지난 8월, 홍콩에서 열린 한 가상화폐 행사에 참석한 에릭은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도달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우리 아버지가 재선에 도전하기 전부터 지지해왔다”며 “우리는 이 커뮤니티를 믿고,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달 뉴욕에서 열린 또 다른 행사에서도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자금의 흐름은 금 같은 전통적 자산에서 디지털 자산으로 이미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00만 달러 외쳤지만…현실은 ‘적자 행진’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트럼프 일가가 적극적으로 추진한 또 다른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자체 토큰도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에릭 트럼프가 “비트코인은 결국 승리할 자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100만 달러 간다던 비트코인은 9만 달러 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투자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그들의 ‘믿음’과 실제 성과 사이의 괴리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