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신입 연봉 5천만 원 넘어 역대 최고치
일본보다 58% 높고 세계 상위권 수준
중소기업과는 여전히 2배 격차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5천만 원이라고? 이러니까 다들 대기업으로 가지.”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사상 첫 5천만 원 시대를 열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이 수치가 미국·독일과 유사하고 일본보다 높은 세계 상위권 수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기업 선호 현상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과의 2배에 달하는 임금 격차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세계적으로도 높은 한국 대기업 초봉

지난 1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300인 이상 대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은 평균 5천 1만 원으로 처음으로 5천만 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상위권 수준이다.
특히 500인 이상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구매력평가 기준 5만 7천568달러(8천 270여만 원)로, 일본 대기업의 3만 6천466달러(5천 230여만 원)보다 57.9% 높았다. 이는 프랑스보다 높고 미국, 독일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2020년대 이후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생활비 상승, 인재 확보 경쟁 심화, IT 및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의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대기업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대 약 7천만 원, 현대자동차와 LG전자는 최대 6천만 원 수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히 IT·반도체 업계가 인재 확보를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연봉을 올리고 있는 추세다.
중소기업과의 격차 심각
대기업 연봉이 해마다 상승하는 가운데, 중소기업과의 임금 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 대졸 신입의 평균 연봉은 2천 731만 원에 불과해 대기업의 절반 수준이다.
300인 이상 대기업과 전체 중소기업의 신입 초봉(3천 200만 원) 차이는 약 35%에 달한다.
이러한 임금 격차는 중소기업의 인재 유치와 유지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중소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 중 17%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으며, 그중 56.4%는 입사 후 3개월 이내에 회사를 떠났다.

퇴사 이유로는 ‘실제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기 때문’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낮은 임금 수준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국내 대기업 초임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임금 격차가 발생하며, 이는 노동시장 내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취준생들
이러한 상황에서 취업준비생들의 대기업 선호도는 높게 나타난다. 조사 결과 취업 시 70.2%가 연봉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으며, 입사 희망 기업으로는 49.6%가 삼성을 꼽았다.

2023년 청소년 선호 직장 조사에서도 대기업(29.5%)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전망이며, 중소기업과의 격차 역시 당분간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취준생들의 대기업 선호 현상은 이러한 현실적 격차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