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살이도 서러운데, 이게 웬 날벼락이냐”…40배 급증하자 세입자들 ‘초비상’

지난해 전세보증 사고액 연간 6조 원 돌파
전체 채무의 절반이 소수 임대인에 집중
임차인 부담 완화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임대보증
임대보증 사고 / 출처: 연합뉴스

전세 시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면서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전세보증 사고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소수의 악성임대인들이 전체 채무액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임대보증 사고액 3년 새 40배 급증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과 임대보증 사고액이 6조 1천433억 원을 기록했다.

임대보증
임대보증 사고 / 출처: 연합뉴스

전세보증 사고는 연간 4조 5천억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대보증금 보증 사고액도 1조 6천537억 원, 사고 건수는 8천105건에 달했다.

임대보증은 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품으로, 세입자가 전세금 보호를 위해 직접 가입하는 전세보증과는 성격이 다르다.

개인 임대보증 사고액은 1조 3천229억 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법인 임대보증 사고액은 3천308억 원이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임대보증 사고로 인해 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돌려준 돈이 전년 대비 53% 증가한 1조 6천93억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임대보증
임대보증 사고 / 출처: 연합뉴스

전세시장 교란하는 악성임대인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소수의 악성임대인들이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월 말 기준 사고 주택 100채 이상을 보유한 악성임대인 41명의 채무액이 1조 4천325억 원으로, 전체 악성임대인 채무액의 46.4%를 차지했다.

한 명의 임대인이 757채에서 전세 사고를 일으켜 1241억 원의 채무를 발생시킨 극단적인 사례도 있었다.

임대보증
임대보증 사고 / 출처: 연합뉴스

임차인 부담 가중시키는 정부 대책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업계에 따르면 HUG는 오는 3월 31일부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전세의 경우 전세 반환보증보험 보증료를 최대 30%까지 인상한다.

이에 따라 현행 0.04%인 보증료율은 최대 0.18%까지 차등 적용된다. HUG는 높은 전세반환보증의 사고율이 보증료에 반영되지 못해 이를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러한 조치가 임차인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한다.

임대보증
임대보증 사고 / 출처: 연합뉴스

대신 임대인과 임차인이 따로 가입하는 반환보증 제도를 통합하고, 임대인의 전세 반환보증 의무가입 제도를 도입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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