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같은 나라 맞나요?”… 40년 하숙집 주인이 밝힌 ‘뜻밖의 변화’

심화되는 밥상 양극화
소득 격차는 2억 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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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SNS를 열면 고급 레스토랑 인증샷이 넘치는데, 저는 천 원짜리 학식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경기 불황 속에서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밥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고용 시장 냉각과 고물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식사와 ‘호사’를 즐기는 식사 사이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학가 ‘천 원 아침’과 ‘밥 주는 하숙집’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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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인근에서 40년간 하숙집을 운영해 온 최필금(71) 씨는 “방이 100개 정도 되는데 옛날에는 비었던 방이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 씨의 하숙집은 보증금 200만 원·월세 45 만원부터 보증금 500만 원·월세 60만 원까지 다양한 요금제를 제공하며, 아침과 저녁 식사를 포함하고 있다.

서대문구 연세대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60대 김 모 씨도 “학기 시작 한 달 전에 대부분 만실”이라며 “식자재비와 전기료가 크게 올랐지만 학생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보여 월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 구내식당의 ‘천 원의 아침밥’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7일 고려대 교우회관 학생식당에는 천 원 아침을 먹으려는 학생들로 긴 줄이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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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학생 손모(21) 씨는 “이 가격에 매일 다양한 메뉴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냐”며 만족감을 표했다.

수십만 원 ‘파인 다이닝’ 예약은 전쟁 중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한 끼에 수십만 원을 지불하는 고급 레스토랑 예약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유명해진 안성재 셰프의 파인다이닝 ‘모수’의 저녁 식사 비용은 1인당 42만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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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뉴스1

지난달 22일 재개장한 모수는 3개월 치 예약이 순식간에 매진되었으며,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는 예약권을 양도받겠다는 게시글이 넘쳐난다.

호텔 디저트도 마찬가지다. 시그니엘서울의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는 13만 원, 서울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는 10만 2천 원에 판매되지만 매년 여름마다 긴 줄이 생긴다.

직장인 이은서(30) 씨는 “호텔 빙수가 유행이라 해서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가서 먹었다”며 “기분 내는 용도로 1년에 한 번쯤은 먹을 만하다”고 말했다.

수치로 보는 불평등의 심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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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밥상의 양극화는 우리 사회 전반의 불평등을 그대로 반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 간 소득 격차는 2억 32만 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조세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1%가 한국 전체 부의 25.4%, 상위 10%는 58.5%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50%의 비중은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2022년 0.324로 전년보다 0.005 하락하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의 값으로 표현되며, 0에 가까울수록 완전 평등, 1에 가까울수록 극심한 불평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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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양극화 /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이 수치는 2022년 기준 OECD 37개 회원국 중 26위에 해당하는 중하위권 수준으로, 여전히 한국의 소득 불평등이 선진국 대비 심각함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의 소득과 자산 불평등은 교육 기회의 불평등으로도 이어져,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일수록 계층 이동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밥상의 양극화를 넘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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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45~60만원에 밥까지 제공이라니..
    우리학교는 2평 고시텔 화장실.욕실없이 55만원..
    정말 살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