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준비해야 하는데 “월급 절반이 사라진다”…직장인들 ‘눈물’ 흘리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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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임대 계약 10건 중 6.4건 월세로
제주도는 전국 최고 80% 달해
주거비 부담 증가에 서민 생활고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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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전세 구하려고 발품 팔았더니 다 월세로 바뀌었더라고요. 월급의 절반이 집세로 나가네요.” 전세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면서 최근 들려오는 임차인들의 절박한 목소리다.

전세 사기와 높은 전셋값으로 인해 서민들의 주거 선택지는 줄어들고, 그 대신 매달 가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월세 비중 역대 최고치 기록

2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 계약 23만 3천958건 중 월세 계약은 6만 2천899건으로 전체의 64.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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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서울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 이상이 월세 또는 보증부 월세 계약인 셈이다.

이는 2014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월세 전환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1년까지 연평균 40%대였던 월세 비중은 역전세난과 전세사기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53%, 56%대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평균 60.3%까지 상승했으며, 분기별로는 2분기 59.1%에서 3분기 60.3%, 4분기 61.2%로 증가세를 보인 뒤 올해 1분기에는 6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불과 1년 사이 월세 계약 비중이 5% 이상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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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전국적으로는 제주도가 월세 비중 80%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68.5%), 울산(68.0%), 부산(66.5%) 등도 서울보다 높은 월세 비중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적으로 전세 시장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셋값 상승과 금리 부담이 월세 전환 가속화

이처럼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무엇보다 2∼3년 전 심각했던 역전세난이 진정된 후 공급 부족 우려가 부각되며 최근 1년 이상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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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 대출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임대인들은 인상된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의 가계부채 관리로 인해 전세대출이 원활하지 않았고,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도 미미해 아파트도 월세가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수요에 비해 물건이 많아 월세가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빌라 등 다세대·연립주택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액 보증금 기피 현상이 커졌다.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기준 강화도 월세 전환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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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특히 빌라 매매가격 하락으로 보증 가입 기준(공시가격의 126%)을 맞추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고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방식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전월세 전환의 부작용, 서민 경제 직격탄

이러한 전세의 월세화는 단순한 임대차 계약 형태의 변화를 넘어 서민 경제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세는 월세보다 주거비 부담이 10~15%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대출 이자보다 매달 월세를 내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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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특히 월세는 소멸성 비용이기 때문에 임차인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이는 결국 서민들의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의 불안정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세를 원하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어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임차인들은 전세를 원하지만 전세 매물이 줄면서 선택지가 제한되고, 이는 다시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주거 안정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세의 경우 보증금 반환이 보장되어 비교적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지만, 월세 전환 시 보증보험 한도 감소 등으로 인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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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월세 비중 / 출처: 뉴스1

시장 전문가들은 4월 들어 전세 시장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며 거래가 감소한 만큼 일부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은 보증부 월세 일부를 전세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 추세는 임대차 시장 변화와 함께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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