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개 대학가 분석…평균 월세 6% 상승
관리비도 1년 새 8% 상승

“자취가 사치가 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한 학기 월세가 대학 등록금보다 비싸요.”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원룸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모 씨의 한숨 섞인 목소리다.
2024년 1학기를 앞둔 서울 대학가의 풍경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의 최신 조사 결과, 서울 주요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61만 원을 돌파했다.
1년 전과 비교해 6.1% 상승한 수치다. 여기에 평균 관리비 7만 8천 원까지 더하면 매달 70만 원에 가까운 주거비를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 대학가 원룸 평균 월세 57만원→61만원…가장 비싼 곳은 이대 인근

특히 이화여대 인근이 평균 월세 74만 1천 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1월 71만 원에서 4.4% 상승한 금액이다.
관리비도 10만 5천 원으로 조사 대상 지역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화여대에 이어 연세대(64만 3천 원), 서강대(64만 2천 원), 한국외대(63만 1천 원) 순으로 월세가 높았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곳은 성균관대 인근이다. 작년 1월 47만 원이었던 평균 월세가 올해 62만 5천 원으로 무려 33%나 급등했다. 중앙대(9.8%), 연세대(7.2%), 한국외대(6.9%) 인근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월세 상승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월세 전환, 건축비 상승으로 인한 신축 공급 감소, 외국인 및 공간대여 수요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월세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건비, 공사비 상승으로 신축 원룸, 오피스텔 공급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즘 젊은 층은 좁더라도 신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임대인들이 월세를 쉽게 낮추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촌 일대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신촌역과 이대역 사이에 새로 지어진 원룸(전용 31㎡)의 경우 월세가 165만 원에 달하며, 신촌역 도보 150m 거리의 오피스텔(전용 25㎡)은 168만 원을 호가한다.
관리비 상승도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화여대 인근은 전년 대비 16.7% 상승했다.

또한 고려대(14.3%), 경희대와 한국외대(각 11.4%) 인근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성균관대 인근만 관리비가 1.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의 월세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사기 여파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국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지난해 8월 60만 원을 넘어선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대학의 기숙사 확충, 청년 주거 지원 정책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