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 과잉에도
실적 방어한 한국 화학사들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제품 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주요 화학사들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SK케미칼, DL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제품은 코폴리에스터이다. 이 제품은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소재로, 높은 투명성과 강도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된다.
SK케미칼은 이를 바탕으로 석유화학 사업에서 22.8%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DL케미칼은 산업용 윤활유의 핵심 원료인 폴리부텐(PB) 사업에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엔진오일 첨가제 등에 활용되는 고반응성 PB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전 세계에서 단 3곳뿐이며, DL케미칼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용 합성고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고기능성 타이어 합성고무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를 양산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

SK케미칼, DL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은 단순히 스페셜티 제품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시장 개척과 추가 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올해 새로운 스페셜티 영역을 구축하고 기술력 차별화를 통한 진입 장벽을 높일 계획이다.
DL케미칼은 PB 사업의 용도를 확대하고, 윤활유 외의 새로운 분야로 시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전기차 및 친환경 제품에 최적화된 신소재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SK케미칼은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으며, DL케미칼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 화학사들은 차별화된 스페셜티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친환경 및 지속 가능성 기술 개발이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스페셜티 제품 중심의 전략이 단기적인 실적 방어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연구 개발 투자와 글로벌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